2009년 5월 10일 일요일

명탐정 양호실 아줌마 (1) (2)- 미야와키 아키코



1990, 1991년 슈에이샤
2003년 문고판 (사진)

-명탕점, 최초의 사건
아버지와 함께 정원에서 얘기를나누던 구레바야시 쇼코. 두 사람은 근처에 갑작스레 떨어진 화분이 당황합니다. 간략한 프롤로그를 벗어나서 장면은 쇼코가 입학한 고등학교로 바뀝니다. 주인공 진구지 미코토(男)은 새로 들어온 신입생 구레바야시 쇼코와 그녀 옆에 있는 동급생 시라카와 유리카를 보고 장미와 백합같은 미소녀라며 흐뭇해하지만, 양호실 아줌마의 획책으로 양호담당이 됩니다. 양호선생 명으로 학생 건강기록부를 정리하는 도중에 쇼코와 유리카가 양호실로 찾아옵니다. 갑작스레 배가 아프고 토할 것 같다는 쇼코. 그리고 계모가 자신에게 독을 먹였기 때문이라는 쇼코의 얘기를 듣고 양호실 아줌마는 일갈 합니다.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라면서 말이죠. 하지만 쇼코가 진짜 독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돌고 도는 용의자가 제법 짜임새 있게 그려져있습니다. 카폰 나오는 장면에서 좀 웃겼지만요. 아무래도 1화 연재가 1989년이다보니....^^;;

-프롬 나이트 머더
하나오카 히사코. 학생회 서기 담당이었던 히사코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합니다. 그리고 화면은 학생회장 다카하시는 졸업 댄스 파티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전교생에게 얘기하는 장면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때마침 자살한 히사코가 유령이 되어 학교를 배회한다는 괴담이 떠도는데, 진구지와 친구는 밤에 유령을 직접 목격합니다. 그리고 정년퇴직한 후루야 선생이 치매때문에 가끔 학교를 찾아오는 일이 있었는데, 학교 수영장에서 후루야 선생이 익시하면서 사건은 급진전 하죠.

자살과 유령소동, 치매를 앓은 피해자 등을 밸런스 좋게 엮은 내용이 돋보입니다.

-진홍색 끈 (전,후편)
시간이 흘러 3학년이 된 진구지 미코토. 반이 바뀌면서 기대감에 부푼 진구지는 같은 반에 구로이 아자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합니다. 아자미는 애들 괴롭히는 성격이 더러운 여학생이었거든요. 하지만 새로 전학온 모리노 구루미라는 여학생을 보고 첫눈에 반하죠. 하지만 최근 근처 공원에서 여성 연쇄 교살 사건이 일어나는데, 두 번째 사건의 피해자를 발견하는 사람이 진구지입니다. 그리고 진구지는 근처에서 감기로 결석중인 모리노 구루미를 목격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키우던 토끼의 실종. 전에 토끼를 죽인 적이 있다는 말, 손등에 난 상처로 인해 진구지는 구루미를 점점 의심합니다만, 설마 설마 망설이는 와중에, 아자미가 구루미를 보고 난 너의 과거를 알아!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하지만 아자미는 다음날 행방불명이 되는데..........

구로이 아자미라는 캐릭터 조형이 참 괜찮았는데, 3번째 피해자로 나올줄은 예상밖이이었다기 보다는 예상대로라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나중에 '번외편'이라고 해서 다시 등장하긴 하는데 작가도 비슷하게 생각했더군요. 피해자로 상정하고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캐릭터가 작가의 손을 벗어나는 경우였다고 봐야겠죠. 아무튼 토끼 실종과 연쇄교살살인이 교차하면서 범인과 용의자가 서로 바뀌고 바뀌는 장면이 괜찮았습니다.

-표적이 된 학교 (전편)
그동안 연재된 3편과는 약간 성격이 다른 학교를 배경으로 한 소동극에 가까운 내용입니다. 초등학생 시절 첫사랑이었던 이즈미와 재회한 진구지. 이즈미한테 다시 사귀자는 제안을 받고 좋아 죽으려는 진구지 소년. 하지만 이즈미가 다니는 학교와 진구지가 다니는 학교 사이에 묘한 알력다툼이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대항 운동회가 개최되고, 이즈미는 할 말이 있다면서 신축교실 공사장으로 진구지를 부르는데.........

기본 사건의 얼개자체는 매우 간단합니다. 너무 노골적으로 사건의 윤곽을 드러내서 김이 빠진 내용이죠. 하지만 뜻하지 않은곳에서 반전을 집어넣는 센스도 보여줍니다. 또한 양호실 아줌마의 이름이 나오기도 합니다. 아줌마 이름은 이때만 나오고 그 전이나 그 후로도 단 한번도나오질 않습니다. 양호실 아줌마야말로 이 시리즈 최대의 수수께끼라고도 할 수 있죠. ^^ 어쨌든 진구지 군은 불쌍한 소년입니다. 만나는 여자애가 다 그래서는 이건 뭐.......운명이라고 해야할지 작가의 저주라고 해야할지.....^^;;

사실 이 시리즈는 1997년 아사히 테레비에서 방영했던 동명의 드라마가 더 유명할지도 모릅니다. 전 10 화로 완결난 드라마입니다만, 원작은 7-8년 앞선 1989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연재된 잡지는 <마가렛>. 순정만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점 들어왔음직한 잡지 이름입니다. 아, 물론 일본 순정만화를 즐겨보는 사람에 한해서겠지만요. 틀어올린 머리에 도수 높은 안경을 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 보이는 노처녀 같은 양호선생이 실은 안경 벗고, 머리를 풀면 '미인'이 된다는 마법소녀 같은 설정 (평범한 여주인공이 마법스틱 같은 걸 이용해 변신한다는 것과 비슷하죠.). 상당히 자기 중심적인듯 하지만 알게모르게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자상함을 가끔식 보이는 장면등 탐정역 양호선생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만화입니다. 또한 와트슨 역에 해당하는 진구지 학생은 단순한 미스터리만 다룬 만화로 끝나지 않도록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단행본은 전8권, 문고판은 전4권으로 완결난, 사실 길지 않은 시리즈입니다만, 양호선생과 진구지의 조합이 재미의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물론 미스터리 자체 완성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빼어나지는 않지만 무난하게 깔고 무난하게 회수합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뒤집는 시도를 합니다. 비슷한 미스터리 색깔을 보이는 '노마 미유키'의 만화는 좀 더 본격에 가깝다면 미야와키 아키코의 미스터리 만화는 서스펜스류에 더 가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야와키 아키코의 초기 히트작인 <야누스의 거울>은 이중인격을 다룬 양질의 서스펜스물이었습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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