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4일 월요일

녹슨달 - 하지은

2010년 드림노벨

<얼음나무 숲> 이후로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특히 음악가를 소재로 한 <얼음나무 숲>과 후속편 <모래 선혈>은 소설가가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화가가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는 하지은의 '작가(예술가) 시리즈'라고 부르는 데 <녹슨달>은 최신작에 해당한다.

 그림 때문에 자살한 아버지 때문에 화가의 길을 걸으려고 하지 않았던 파도 조르디. 그러나 그의 재능은 결코 숨길 수가 없었다. 한 공방의 제자로 들어 가면서 되면서 그림 수업을 쌓는 파도. 하지만, 공방에는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에 애정을 쏟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화가의 길을 걸으려는 파도와 그의 주변 사람들. 그리고 한 남자로서 사랑하는 여성을 갈구하는 파도와 그의 주변 이야기들.

 사실 기본 줄거리만 묘사한다면 사실 전작과의 차이점을 잘 묘사하기가 어렵다. 사람이 '죽음'을 향해 살아가듯이 하지은의 작가 시리즈의 방향성은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어나서 죽었다고 간단명료한 표현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결과보다는 과정. 누구나 태어나서 죽지만 어쩔게 살았는지는 다 다를 테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얼음나무 숲> <모래 선혈> <녹슨달>은 닮은꼴 쌍둥이 같으면서도 배다른 형제다.

 어쨌든 소설은 크게 두 가지로 스타일이지만 그 두 개는 양립할 수 없는 요소가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녹슨달>은 이런 것들을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서서히 흥미롭게 진행하는 성장소설이다. 단지, 흥미로운 부분은 주인공과 관계를 맺는 조역들이 더 눈에 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악역을 맡은 '시세로'가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새침데기 같은 모습으로 주인공과 농담 반 진담 반 식으로 나누는 시세로의 뚱한 표정이 머릿속으로 그려져서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날 정도였다.

판타지 소설이긴 하지만 딱히 그런 데 구애받으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이런 건 전작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녹슨달>도 똑같다. 소재도 그림이긴 하지만 굳이 그림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더라도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 같다. 인간은 상상하는 동물이고, 내가 음악가도 아니고, 소설가도 아니고, 화가도 아니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퍙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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