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9일 수요일

도미노 - 온다 리쿠

2001년 (가도카와 쇼텐)
2004년 문고판 (사진)

2010년 우리말 (북홀릭)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이 웃음 넘치는 사건들의 연속이라니, 제목 <도미노> 처럼 처음에는 느긋하게 넘어가다 후반으로 갈수록 제트코스터처럼 신이 나게 쓰러지는 블록을 지켜보며, 흥분으로 가슴이 한가득한 그런 기분이 드는 소설이다. 결말도 깔끔해서, 온다 리쿠 소설 중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멋진 소설!!

 소설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왜냐면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만 무려 5페이지다. 등장인물은 28명!! 등장인물 중에는 같은 직장에 속한 동료도 있지만, 사실상 전혀 관계없는 남남들의 온퍼레이드다. 대체 온다 리쿠는 어떤 소설을 보여주려고 하는 걸까? 겨우 380여 페이지밖에 안 되는 단권짜리 장편소설에,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을 기용해도 괜찮은 걸까? 제대로 이야기 진행은 되는 걸까? 결말 수습이 힘들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기도 했다.

< 도미노> 는, 도쿄역 부근을 배경으로 한날한시에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우연하게 모여서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는, 한편의 유쾌한 코믹연극을 보는 느낌의 소설이다. 수많은 등장인물의 등장 장면은 전혀 많지 않다. 각 장의 화면 전환은 처음에는 약간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전체의 그림을 모르는 독자는 퍼즐 조각 몇 개를 눈앞에 두고 무슨 그림일지 상상을 해야 하는 고충을 겪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의 등장이 빈번히 바뀜에도, 굳이 처음의 인물소개 페이지를 다시 들춰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머릿속으로 부드럽게 관련 정보들이 입력된다. 바로 여기서 작가의 필력을 느꼈다. 지금까지 읽었던 온다 리쿠의 소설은 결말이 느슨하다거나, 플롯이 약하다거나, 너무 만화적이다거나 하는 단점을 지닌 것들이 많았다. 뭐, 본인이야 그런 면도 마음에 들었기에 이렇게 파고들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단점은 단점이다. 하지만 <도미노>는 그런 단점들을 전부 날려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플롯과 이야기 전개와 사건 그리고 마무리까지, 어찌 보면 온다 리쿠 답지 않은 완성도-아우라-롤 뿜어내고 있다. 자세한 스토리 관련 이야기는 생략한다. 사실 이런 데서 간단하게 소개하기도 버겁다. 나중에 읽을 분들을 위해 줄거리는 그냥 건드리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여담이지만, 등장인물 중 초등학생 여자애가 뮤지컬 오디션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초콜릿 코스모스>가 바로 떠올라서 괜스레 즐거웠다.







영화 <매그놀리아>
음악 <프린스> 'THE REST OF MY LIFE'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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