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초사
2010년 우리말(은행나무)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원제 : 용신의 비)>는 <섀도우>와 비슷한 선상에 있는 미스터리이다.
뭐 사실 이 한 문장으로 <용신의 비>의 한 80% 정도는 설명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섀도우>의 경우는 나이 어린 '화자'라는 처지 때문에 몰입감 쪽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던 탓인지, <용신의 비>는 일단 기본 화자가 두 명이다. 그 중 한 명은 미치오 슈스케의 전매특허(?)답게 초등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19살이라는 설정이다. 일본은 만 나이로 계산하니 우리식으로 따지면 스무 살이니, 성인이나 마찬가지다. 아이와 성인인데 시점은 그렇다치고
소설을 관통하는 '진짜' 주인공은 '비'.
하늘의 용이 내리는 비 때문에 소설 속 캐릭터들은 '농락' 아닌 농락을 당한다. 비만 내리지 않았더라면. 그날 하필 비가 내리는 바람에. 뭐 그런 식이다. 자연이란 거절할 수 없는 우연 때문에 생긴 일과 가족 이야기. 초기작보다 꽤 친절한 작품이다. 미치오 슈스케의 최근작은 독특한 세계관이나 무리수를 두는 구석이 줄었다. 둥글둥글하게 변한 게 좋은 것도 같지만, 개인적으로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에서 느낀 독특함이 꽤 좋아서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인 속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서 미치오 슈스케의 팬이라면 이번 <용신의 비>도 기본 재미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 愛 측면에서 말이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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