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2일 화요일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2011년

때는 조선 정조. 정조의 개혁과 그에 맞서는 수구파. 그리고 만연한 공납비리. 비리조사를 위해 정조의 특명을 받은 명탐정(김명민)은 수사를 벌이지만 정체불명의 습격을 받기도 하고 누명을 쓰고 투옥되기도 한다. 하지만, 단서를 찾게 되고 겉으로는 열녀 조사라고 하지만 실상은 비리 조사를 위해 한 지역을 찾게 되는데…….

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라는 역사 추리소설이 있다. 첫 번째는 <방각본 살인사건>이었고, 두 번째가 <열녀문의 비밀>이었는데, <조선 명탐정>은 두 번째 <열녀문의 비밀>을 바탕으로 개작한 녀석이다. 그래서 시대배경과 열녀로 추앙받는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이라는 점은 원작과 영화가 갖은 코드를 갖고 있다. 아 물론 밀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 아무튼, 원작은 시리즈물이고 영화는 그게 아니다 보니 원작의 캐릭터 설정이나 분위기 등을 대폭 변경했다. 특히 코미디를 대폭 첨가했는데, 이게 좀 좋고 나쁨이 갈릴 듯하다. 근엄한 표정의 김명민이 펼치는 코믹한 연기라서 재밌는 면도 있지만 때로는 과장하는 장면도 있다 보니 취향을 탈 듯하다. 해서 원작에는 없는 개장수라는 캐릭터까지 등장해서 (이런 류 장르에서는 필수적인 조역이겠다.) 김명민과 호흡을 맞춘다. 덕분에 원작에는 없는 막판에 가서 밝혀지는 사실이란 점도 추가되긴 했지만 사실상 전체 플롯과는 상관없는 요소라서 아쉽기도 하다.

미스터리는 자체는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시대상황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단점 더하기 장점 곧 완성도(일반적으로 미스터리에 국한해서 쓰는 의미와는 다르지만)로서는 높다. <그림자 살인>같이 어설프게 미스터리를 부각하는 것보다는 <조선 명탐정> 이 시도한, 코믹 퓨전 사극 스타일에 미스터리를 양념으로 넣은 것이 주효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리라. 군데군데 무리수를 던지는 장면이 보이는데, 어차피 이 영화는 무슨 계몽영화가 아니라서 크게 문제 삼을 요소는 아니라 본다. 아쉽기는 해도 말이다. 보고 나서 뿌듯하고 기억에  남을 영화는 아니지만 보는 동안 적당하게 즐거웠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다만, 기억해야할 것은 영화를 재밌게 봐서 호기심으로 원작을 들췄다가는 잘못된 만남이 될 수도 있다. 영화는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왔지만 '다른' 녀석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작을 재밌게 본 분이라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해질 수도 있다.

참, 시대 미스터리로서 예전에 개봉했던 <혈의 누>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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