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6일 토요일

늑대 우화~남방서 강력계 - 곤도 후미에




2003년 도쿠마쇼텐
2007년 문고판

교통과에 근무하다 오사카 일대에서 청소년 조직의 소매치기 일당을 검거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워서 형사과로 배속된 주인공 '아이카와 케이지' 그러나 사건 현장의 사체를 보고 졸도하고, 실수해서 결정적 증거물을 없애기도 하는 등 아직은 신입 형사입니다. 결국 케이지는 '구로이시'라는 형사 밑으로 옮겨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시 시작합니다. 케이지는 구로이시를 도와 '남편'을 죽이고 행방을 감춘 '아내'를 찾습니다. 사건은 매우 단순해 보입니다. 증거물도 결정적이진 않지만 범인은 도주한 아내가 유력하죠. 하지만...........

병행해서 '루카'라는 소녀가 등장하는 동화가 나옵니다. 루카는 마을에서 신에게 바칠 제물로 뽑히고 곱게 단장한채 산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것은 신이 아니라 '늑대'입니다. 결국 늑대에게 잡아먹힌 루카. 하지만 다음날 루카는 되살아 납니다. 그리고 늑대와 루카의 기묘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죠. 배가 고프지 않을 때의 늑대는 루카에게 몹시 친절합니다. 친절한 늑대죠. 하지만 배고픈 늑대는 미안하다면서 루카를 잡아먹습니다. 늑대와 루카는 어떻게 될까요?

장르는 경찰소설입니다. 그리고 소재는 '사회파' 카테고리에 들어갈만한 녀석입니다. 소재를 여기서 밝힌다고 해도 딱히 스포일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그냥 덮어두기로 하겠습니다.(힌트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위에 써놓은 줄거리 보면 아마 대부분의 분들은 짐작하실 '그것'이 소재입니다.) 아무튼 '곤도 후미에'의 데뷔작 <얼어붙은 섬>과 최근작 <새크리파이스>를 읽은 독자라면, 곤도 후미에가 경찰소설?하고 고개가 갸우뚱하실텐지만, 본격적인 경찰소설은 아닙니다. 사사키 조 스타일의 딱딱한 듯한 경찰소설과는 다르죠. <늑대 우화>는 단정한 문장이 읽기 편하고 때때로 유머스런 구석도 있으며 무엇보다 책이 얇습니다. 그만큼 부담없이 읽기 쉽다는 장점이 있죠. 뭐 반대로 경찰소설 치고는 아무래도 가벼운 느낌이 있습니다만. 그런 가벼운 느낌을 소재로 커버하는데, 소설 속에서 다루는 소재는 예나 지금이나 아주 흔한 것이죠. 흔하다는 표현 자체가 슬플 따름입니다만.

당연한 얘기겠습니다만, 현실의 사건과 동화가 연결되면서 결국 사건은 해결된다는 스토리입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석도 나오긴 합니다만, 아마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초반에 당장 진범(?)을 밝힐 수 있을 정도로 미스터리 구조는 매우 간단합니다. 단지 드문드문 독자에게 이런 것은 한 번 생각 좀 해보면 어때? 라고 던지는 작가의 의도가 과히 나쁘지는 않더군요. 저라면 제3의 결말을 생각했겠지만요,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만......

진지하고 집요한 내용의 경찰소설을 원한 독자에게 <늑대 우화>는 해당사항무이겠습니다만, 통근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부담없이 읽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본서는 딱 맞을 내용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장단점과 그대로 연결되지만요.

여담) 후속편(2005년도 발간)도 있습니다만 그 이후 얘기는 아직인 걸 보면 별 인기를 끌지는 못 했나 봅니다.

여담2) 표지만 보고 '훗! 라이트노벨이구먼~'이라고 생각하시면 큰코 다칩니다. (......)

평점 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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