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9일 토요일
괴도 퀸과 마굴왕의 대결 - 하야미네 가오루
2004년 고단샤 파랑새 문고
본서는 하야미네 가오루의 아동을 대상으로한 모험물 <괴도 퀸 시리즈> 3번째 작품입니다. 원래는 단편 하나가 있지만, 실제 '괴도 퀸'이란 제명으로 단독으로 나온 책은 현재 5권이고, 1권은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와의 합동 공연(?)이고, 다른 하나는 파랑새 문고 20주년 기획의 일환으로 들어간 '괴도 퀸'이 처음 등장한 단편이죠.
아무튼 이번작은 제목대로 '마굴왕'이 소유하고 있는 '하프 문(반월석)'이란 보석을 놓고 벌이는 엎치락 뒤치락 소동극입니다. 보석을 소유한 자. 보석을 빼앗으려 하는 자. 보석을 지키려 하는 자. 그럭 지켜 보는 자 등등 말이죠.
당초에는 하드 보일드 풍으로 집필할 예정이었다는 작가 후기를 보고 크게 웃었습니다. 괴도 퀸이 나오는 순간 이 시리즈는 '절대!' 하드 보일드 풍이 될 수가 없거든요. 하야미네 가오루는 아무래도 자기가 창조한 캐릭터라지만 괴도 퀸을 우습게(?) 여긴 듯 합니다. 결국 완성된 소설은 한바탕 소동극입니다.
어쨌든 <괴도 퀸 시리즈>는 좁은 의미로 보자면 미스터리는 아닙니다. 예전 에도가와 란포가 탐정소설을 분류한 기준에서 보자면 이 시리즈는 '범죄자 또는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험물'(뤼팽 시리즈)이라는 곳에 가깝죠. 란포가 뽑은 지적 유희를 자극하는 탐정소설을 본격으로 칭하고 이외에는 변격으로 했다면 <괴도 퀸 시리즈>는 당연히 변격에 해당하고, 좁은 의미에 해당하는 미스터리에 속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미스터리 트렌드는 -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 '넓은 의미'의 미스터리가 주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지간하면 다 미스터리로 통하는 시대이다보니 본격(퍼즐러)를 선호하는 독자들은 불많이 많겠죠.
그래서 본서에는 지적 흥미를 자극하는 퍼즐러 성격의 요소는 일절 없습니다. 단지, 괴도 퀸은 변장의 명수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퀸은 과연 누구로 변장했을까? 하는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가 등장하고, 그걸 풀기 위한 단서를 어느 정도 선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지 해결 파트에서 탐정역 캐릭터가 장황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없을 뿐이죠. 모든 것은 '행동'으로 보여줄 뿐입니다.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 시리즈>는 국내도 출간됐습니다. 물론 전부는 아니고 시리즈 앞의 일부분만 나왔습니다만, 본격 감각을 이용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스터리다보니 어른 들이 읽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그에 반해 <괴도 퀸 시리즈>는 변격에 해당하는 모험물이며 예전 란포의 통속장편 스타일과 유사한 점도 있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보니 란포 특유의 '변태(나쁜 의미가 아니라)'적 요소가 없을 뿐이죠. 이 두 시리즈를 통해 하야미네 가오루는 홈즈와 뤼팽을 같이 등장시키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명탐정 유메미즈와 괴도 퀸이 같이 나오는 장편도 나옴)
여담) 사실 이 시리즈의 재미는 괴도 퀸과 죠커 그리고 RD(인공지능)의 만담에 있습니다. (.........)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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