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7일 월요일

轉·送·密·室 - 니시자와 야스히코



2000년 고단샤 노벨즈
2005년 문고판

단편집 <전송밀실>은 <간오미 츠키코의 초능력 사건수첩(이하 초능력) 시리즈> 5번째에 해당합니다. 수록된 단편 5편은 <메피스토>라는 미스터리 잡지에 연재되었던 것을 한 데 묶은 단편집이자, 각 단편은 독립적인 구성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편이 모인 <전송밀실>은 4번째 <몽환순례>에 이어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세세한 복선과 시리즈 최종결말을 암시하는 일종의 전환점 역할도 합니다. (특히 <전송밀실> 말미에 수록된 '간오미 츠기코 적인 일상'은 시리즈 구성을 위한 단편입니다.)

아무튼 내용은 <초능력 시리즈> 답게 '당연히' 초능력이 등장하고, 그걸 바탕으로 색다른 본격 미스터리를 펼칩니다.

-현장부재증명
알리바이 물입니다.
리모트 더블(Remote Double)라는 일종의 分身능력을 이용한 범죄의 진상을 파헤치는 알리바이 깨기입니다.

-전송밀실
표제작이자 제목이 내용을그대로 압축하고 있네요.
전송은 타임 점프 능력을 나타내고 (미래로만 갈 수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능력) 밀실은 말 그대로 밀실입니다.
밀실 안에서 발견된 시체. 유력한 용의자는 타임 점프로 도망간(?) 상태. 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진상은?

-환시로(幻視路)
예지몽을 다룬 단편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꿈을 꾼 여성.
어느날 일터에서 우연히 대학 동창생을 만나는데, 동창생은 여성에게 이상한 제의를 합니다. 며칠간 자기 집에서 집을 봐달라고 하죠. 그러나 꿈에서 자신의 목을 조르는 여자가 바로 동창생의 아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과연 why 내 목이 졸려야 하는가? 를 탐구(?)하는 내용의 단편입니다.

-가나마리 교코 적인 우울
단편의 '가나마리 교코'는 시리즈 물을 관통하는 주역 캐릭터 중 한 명인 '간오미 츠기코'와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는 미소녀이지만 남자 말투를 쓰며 돈에 집착을 많이 하는 캐릭터입니다. 교코의 경찰 협력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츠기코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범인이 범행 일체를 자백했지만 '동기' 부문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Why Done It'을 다룬 단편이 되겠습니다.

-<의태(擬態)> 밀실
직역하자면 흉내 밀실 되겠지만, 내용도 비슷합니다.
D tool (디스가이스) = 변신능력이라는 초능력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밀실 안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를 추리합니다. Why, How, Who 가 복합적으로 얽힌 내용입니다.

-간오미 츠기코 적인 일상
시리즈 주역인 츠기코 시선에서 그린 내용으로, 미스터리는 아니며 시리즈를 관통하는 복선을 다룬 내용입니다. 이로써 이 시리즈는 오리무중에 빠지게 되네요. 전형적인 루프물이 될지 니시자와 야스히코 다운 참신한 결말이 될지는 더 두고봐야겠지만요.

간략한 내용은 이 정도로 끝내고 각 미스터리 완성도는 제법 좋습니다. 최소한 6점(10점 만점 기준으로 5점을 보통으로 볼 경우) 이상은 합니다. 단편도 짤막하지 않고 한 편당 평균 80 페이지 정도로 (문고판 기준) 우리말로 옮겨도 그와 비슷한 분량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활자가 많은 만큼 미스터리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건 당연지사겠지만요. 여기에 시리즈 재미를 위해서 각 단편의 화자는 전부 다릅니다. 두 편만 메인 캐릭터이자 탐정역인 '호시나 마사오(남)'이고 다른 단편은 다른 캐릭터들이 맡았습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캐릭터들의 속내를 넌지시(?) 맛 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다른 단편집에서는 제삼자 입장의 메인 캐릭터를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뭐 이런 구성은 시리즈물이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한 당연한 장치겠지만요.

여담) 4번째 단편에서 새롭게 등장한 담당편집자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지, 무지무지 궁금하네요.

평점 7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