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010년 우리말 (랜덤하우스)
<시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을 사건기자 잭 매커보이가 부활(?)했습니다. <허수아비>는 전작에서 무려 12년이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LA타임즈 기자지만 정리해고 대상으로 잘려버린 중년 남성이 되버린 잭 매커보이가 신문사를 나가기 전에 한 껀 터트리게 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완전 퇴직까지 2주간의 유예기간을 받은 잭은 후임자인 미모의 젊은 여기자-연봉은 잭보다 한참 낮은- 안젤라와 인수인계를 합니다. 그러던 중에 청소년이 살인범으로 자백했다는 한 사건을 주목하게 되고 여기서 뭔가 냄새를 맡게 되죠. 해서 파고들다 '대어'를 낚게 됩니다. 하지만 범인은 디지털의 '제왕'이었습니다. 아날로그 세대인 잭은 순식간에 포도 떼이고 차도 떼이는 그런 형국에 처하고 말죠. 그러나 잭에게는 든든한 아군 '퀸'이 있었죠.
뭐 마이클 코넬리 소설 답게 술술 잘 읽힙니다. 빠르게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구글 스트리트 뷰와 사생활 침해 논란이었습니다. 소설 내에서도 범인이 피해자를 감시(?)하는 부분에서 보면 비슷합니다. 현대사회는 무척 편해지긴 했지만 의외로 사생활 보호에 있어서는 무척 취약하다는 것과 일맥 상통하더군요. 단일 생활권이네 인터넷이네 편하긴 합니다만, 내 행동이 전부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서 어딘 가에 저장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심기가 불편해지죠. 그래서 어떤 이들은 무슨 무슨 회원카드네, 신용카드네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현금만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한 집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만 잘 조사해도그 집의 생활패턴이나 사는 사람들의 성격까지 유추가 가능하다고도 하는데, 신용카드 구매내역만 잘 조사해도 소비패턴을 잘 알 수가 있을테니까요.참 무서운 사회입니다.얘기하다보니 엉뚱한 곳으로 빠지긴 했는데, 아무튼 <허수아비>의 범인은 디지털입니다. 문명의 이기를 활용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킵니다. 반면에 잭은 취재를 위해 이리 저리 발품을 팔아야하는 아날로그입니다.
범인의 정체는 초반에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류 미스터리에서 항상 예상하 듯이 독자들도 이런 저런플롯을 예측해보곤 하는데, 아마 그런 예측이 별 도움은 되지 않을 겁니다. 안 좋은 의미로 말이죠. 더 이상 말하면 재미를 갉아 먹을 것 같아서 입방아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플롯 자체는 긴장감과 속도감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는 분명 있습니다. 다만, 마무리 한방이 부족합니다. 다 좋았는데 마무리가 느슨합니다. 반전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스러울 겁니다. 대신 과정이 재밌기에 그 부분에 집중한다면 재미를 해치지는 않을 겁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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