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일 화요일

인체모형의 밤 - 나카지마 라모

1991년 집영사
1995년 문고판
2009년 우리말 (북스피어)

출판사중에 개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북스피어'에서 야심차게(까지는 모르겠지만) 출간한 나카지마 라모의 대표작 중 하나 <인체모형의 밤>은 이색적인 단편집입니다. 책 제목과 같은 단편은 들어있지 않고, 단편 제목을 잘 보면 눈, 코, 귀, 무릎, 배꼽, 위, 팔 등 '신체부위'가 꼭 들어가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그걸 그대로 제목가 연결 지어서 생각해보면 아하! 하게 됩니다.

각 단편의 내용은 직접 읽어보면 알 것 들이니 여기서는 넘어가기로 하고, 장르 이야기나 좀 해야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어도 괜찮겠습니다만, 그 앞에 넓은 의미라는 말이 '반드시' 붙어야 합니다. 여기에 호러 맛을 내는 양념이 첨가되었는데, 그 맛이 진하게 남는 단편과 그렇지 않은 단편이 혼재해 있고요. 아니면 그냥 괴담 같은 내용으로 끝나는 단편도 있습니다. 여기에 오컬트 같은 내용도 등장하는 등 ( <가다라의 돼지>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탁!하고 무릎을 치겠네요.) '기묘한 이야기'라는 말로 갈음할 수 있을 정도로, 딱 잘라 이거다라고 장르적 목사리를 채울 수가 없습니다. 약간은 으스스한 기묘한 이야기 정도가 어울립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내용의 단편들을 갖다가 짤막한 TV드라마로 방영하곤 하더군요. 그 드라마 시리즈를 전부 보진 못했지만 -이마무라 아야의 단편이 드라마 원작으로 쓰인 건 봤습니다. - 아마 나카지마 라모의 단편도 몇 개 쓰였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무릎', '날개와 성기'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무릎 경우는 연극으로 마지막 장면까지 재현했다던데 도대체 연극으로 어떻게 상영했을지 상상이 가질 않네요.^^ 날개와 성기는 약간은 엽기적인 이미지의 단편이긴 한데, 여기에 폭력과 피를 첨가하면 히라야마 유메아키 이미지가 떠오르더군요. 이쪽도 연결 지으면 그런 식으로 고리가 이어질 듯 합니다만 그냥 개인 감에 의존한 거다보니 신뢰도 빵점이니 그냥 신경 쓰지 마시길....

아무튼 <가다라의 돼지>를 이미 읽어본 사람이라면 망설일 것 없이 <인체모형의 밤>도 집 책장에다가 소중하게 꼽아놓으면 되겠습니다. <인체모형의 밤>을 먼저 읽고 재밌었는데, <가다라의 돼지>는 아직이라면 뭘 망설이시나요? 바로 휴가내고 책 읽으세요. ㅋㅋ 아직 나카지마 라모와 신경전 중이거나 탐색전 중이신 분은 미친 척 읽어보길 권합니다. 미치면, 아니 정신줄을 '포기'하면 편하죠.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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