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9일 화요일

떨어지는 녹색 - 다나카 히로후미


2005년 동경창원사
2008년 문고판

1993년 고분샤 <아유카와 데쓰야의 본격추리>에 응모해서 단편부분 입선을 해서 작가 데뷔했다고 하는 다나카 히로후미. 당시 입선한 단편이 이번에소개하는 '떨어지는 녹색'입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아유카와 데쓰야도 칭찬(?)했다고도 하던데, 어째선지 다나카 히로후미는 SF판타지,호러류 소설을 집필하게 됩니다. 미스터리와는 많이 동떨어진 세계에서 놀다가 동경창원사의 요청으로 부활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93년도 단편이 2005년도 단행본에 실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동경창원사측의 요청사항은 말장난도 없고, 개그도 없는 제대로된 미스터리였다고 하더군요. 물론 실제 그런 내용의 단편 미스터리가 됐느냐?는 별개의 문제겠지만요.

아무튼 총 7 개 단편이 수록됐습니다. 1개는 표제작이자 데뷔작이고, 5개는 동경창원사의 미스터리 잡지에 연재됐던 것이고, 나머지 1개는 단행본 발간에 맞추어 새롭게 쓴 신작 단편입니다. 해서 7편. 제목에는 전부 '색깔'이 들어갔습니다. 녹색,노란색, 검정색, 푸른색, 빨간색, 핑크, 갈색 그런 식입니다. 색상이 선명하니 일단 이미지가 확 머릿속으로 들어오는데, 재밌는 건 이 단편 미스터리들은 전부 '재즈'가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제목은 시작인데, 실제 내용은 청각이 주가 되니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실제 탐정역 주인공인 나가미 히타로는 작중 화자인 나=가라시마가 이끄는 가라시마 퀀텟에서 테너 파트를 담당하는 뮤지션입니다. 천재적인 재능과 자기만의 자유로운 음악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자기가 관심있는 음악 이외에는 좀 무지합니다. 그런 설정의 캐릭터가 음악고 관련된 이런 저런 사건을 만나고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장르는 본격 쪽보다는 '일상' 계열에 가깝습니다. 걔중에는 본격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녀석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미스터리보다는 재즈 쪽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지거든요. 이렇게 느낀 이유는 각 단편의 뒤에는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작가가 사족 비슷하게 라 창작노트를 달아 놓았는데요, 거기에서 재즈 음반 소개가 나오는데, 이게 '진국(?)'입니다. 미스터리 단편은 졸지에 부가 되고 사족 비슷하게 들어간 녀석이 주인 행세를 하더군요. 뭐 그렇다고 저는 재즈 마니아도 아닐 뿐더러 재즈는 그냥 수 많은 음악 중에 하나로 특별히 재즈가 좋다!는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음악 자체는 좋아하다보니 아무래도 눈길이 그리로 끌리더군요.

 미스터리 완성도는 솔직히 좋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마지막에 수록된 단편이 꽤 맘에 들었습니다. 일종의 밀실물인데, 탐정이 사건의 진행을 보고 범인의 성격을 유추합니다. 그리고 한한정된 용의자와 함께 연주를 하는데, 각 파트의 솔로 연주 부분에서 돌발상황을 연출해서 용의자의 성격을 알아보고 범인인지 아닌지를 따지게 되는데, 돌발행동이 꽤 신명(?)나게 그려집니다. 그런 부분은 다른 단편에서도 꽤 나오는데 문자로 되어있는데 귓속 어딘가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묘사가 인상 깊습니다. 그래서 미스터리만 놓고 보면 썩 맘에 들진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재밌게 잘 읽은 단편집입니다. 후속편도 있다는데 기회가 되면 계속 읽고 싶네요.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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