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고분샤 (캇파 노블즈)
2004년 문고판
2010년 우리말(살림)
구지라 도이치로 소설도 상륙했습니다. 구지라 도이치로도 다작작가이다보니 어떤 녀석이 일번타자가 되려나 싶었는데,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이 나온 걸 보고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군. 이라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는 건 쓸데없는 얘기고, 원제는 <아홉개의 살인 메르헨>입니다. 히가시가와 하루코라는 청초한 '아가씨' 탐정역으로 안락의자탐정물이자 알리바이 깨기를 다룬 단편집입니다.
우리말에서는 부제로 들어간 아홉개의 살인 메르헨은 제목대로 책내용을 나타냅니다. 총 8개 단편이 들어있고, 미스터리기본 골격을 '메르헨(동화)'에서 따오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걸 해석하는 이는 히가시가와 하루코라는 아가씨이며 범인은 철벽의 알리바이를 갖고 있고, 동화의 숨겨진 해석을 활용해서 알리바이를 깹니다. 모든 단서는 작중화자 나(형사)가 하고, 탐정은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추리를 하는 형식입니다. 동화의 재해석은 관련 서적을 이미 본 분들이라면 그냥 복습하는 셈 치면 되겠고, 몰랐던 분들이라면 신선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는 아무래도 페이지 수 부족으로 깊이 있는 미스터리를 느끼기 힘듭니다. 나중에 가면 그냥 끼워맞추기 위한 미스터리 플롯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렁설렁하기도 하고요. 미스터리 보다는 니혼슈(일본술) 마셔보기 라던가,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에 관한 잡담 즐기기 쪽이 메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개인적으로 추천 단편은 '헨젤과 그레텔의 비밀'입니다.
하루코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는 몇 권 더 있는데, 제목은 <우라시마 타로~무서운 여덟가지 옛이야기> <오늘밤, 바에서 수수께끼 풀이를..>입니다.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을 이미 읽어본 독자라면 제목만 보고도 대충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상이 가능하고, 실제로도 그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이와 비슷한 시리즈가 '사오토메 시즈카'라는 여성을 탐정역으로 한 <야마타이 나라는 어디입니까? <신 세계 7대 불가사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코와 시즈카가 동시에 탐정역으로 나오는 <모든 미인은 명탐정이다>라는 장편도 있습니다. 다만, 장편은 완성도가 처절할 정도로 바닥을 기어 다니는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 1점 줬던 녀석입니다. 아니, 2점이었나? (......)
평점 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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