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2008년 우리말(북스피어)
빌 S. 밸린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와 손톱>은 정통 미스터리는 아니다. 미스터리 하위 장르인 '서스펜스' 정도에 들어갈만한 스토리인데,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프롤로그에서 한 사내는 여러 이름을 갖고 있고, 복수를 하고, 살인을 하고 그 과정에서 살해당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곧이어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한 사내의 살인죄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고, 이와 병행해서 마술사 남자가 나와서 여자를 만나고 결혼을 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데, 독자들 대부분은 아마 이 두 가지 줄기가 어떻게 한 군데서 만날까? 플롯의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 내용도 두가지 흐름이 하나로 합쳐진다.
초판본-우리말도 마찬가지-에 한해서 결말 부분을 봉인처리를 해놨는데, 사실 지금 시점에서 <이와 손톱>이 보여주는 교차서술이라는 서술 트릭을 이용한 긴장의 고조와 결말에서 뻥 터르리는 구성은 전형적인 서술 트릭 패턴 중 하나이고, 소설에서 쓴 트릭은 변화구보다는 거의 직구에 가깝다. 물론 <이와 손톱>은 1955년도에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 지금 처럼 개나 소나 서술트릭 - 특히 일본산 미스터리 - 을 사용하는 작금의 미스터리의 한계 속에서 서술 트릭의 고전에 속하는 <이와 손톱>은 혹자에게는 너무 밋밋할 수도 있다. (이런 교차서술을 이용한 서술 트릭은 <기나긴 순간>에서도 그대로 쓰였다.)
<이와 손톱>은 트릭을 배제하고 서서히 고조되가는 서스펜스 만으로도 재밌는 작품이지만 한켠으로 원본의 출간년도를 유념해두고 읽는다면 그 재미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이와 손톱>을 재밌게 읽었다면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명작 <신데렐라의 함정>을 추천한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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