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스퀘어 에닉스 (강강 코믹스)
2009년 우리말 (서울문화사)
<다우트>는 전 4 권으로 깔쌈하게 끝난 '살인 게임'을 소재로 한 밀실 미스터리 만화입니다. 동명의 연극과 영화가 있지만 제목만 같지 전혀 다른 내용이니 일단 안심을...... 완성도와 포스는 연극 또는 영화 쪽이 훨씬 높습니다.
일단 '다우트 래빗'라고 토끼 속에 숨어든 늑대를 찾는 게임에 참가했던 이들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모여서 노래방에 놀러 갑니다. 하지만 잠깐 정신을 잃고 깨어보니 폐허가 된 건물 안. 그리고 참가자 중 한 명이었던 소녀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문은 닫혀있고, 문을 열기위해서는 각각의 사람에게 하나씩 새겨진 '바코드'가 필요하고요. 과연 이 멤버 중에 누가 '늑대'일까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이 녀석이 범인인 듯 하다가 저녀석인 듯 하다가, 늑대는 거짓말쟁이다보니 등장인물 - 주인공으로 생각되는 녀석의 말조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이죠. 그렇다고 엄청나게 머리를 혹사해야하는 그런 미스터리는 결코 아닙니다. 설정은 재밌지만 그 설정을 풀어서 전개하는 역량은 기존의 것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거든요. 멤버들의 과거사 부터 거시기가 거시기 했다거나 등등 후반부로 갈수록 좀 유치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야노 류오의 <극한추리 콜로세움>이 이와 유사한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라이트노벨 쪽에서는 도바시 신지로의 <문 밖>이라는 녀석이 또한 유사품입니다. 이런 게임 감각의 미스터리는 대단히 흥미롭지만 그 흥미로움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기 딱 좋은데, <다우트>도 그 점이 아쉽습니다. 좀 더 '복잡'하게 만들어줘도 좋을텐데, 왜 이리 평범하게 처리해버렸을까? 다 읽고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입니다. 시도는 뭐 새로울 것 없지만 해결편까지 이렇게 판에 박힌 듯이 만들 이유는 없죠.
어쨌든 전 4 권으로 권수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4권도 약간 긴 편입니다. 읽고 나서 시간과 돈이 졸라 아깝구만!라고 한탄할 정도로 재미없지도 않습니다만, 아니 독자에 따라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없다고 한탄할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너그러운(?) 독자다보니 그냥 저냥 적당하게 보고 넘기면 괜찮은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관대한 평가일지도 모르겠군요.) 근처 대여점에 이 만화책이 있다면 일본 불우이웃 돕는 셈 치고 빌려보세요.
중간 중간 약간은 잔혹한 장면의 묘사도 있으니, 그런 쪽에 민감한 분은 삼가길 바랍니다.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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