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볼테르의 시계 - 강다임

2008년 로크미디어 (노블레스 클럽)

<볼테르의 시계>는 경계문학의 새로운 시도로 출간된 노블레스 클럽 시리즈 4번째에 해당하는 소설입니다. 물론 브랜드명이고 각각의 소설은 전혀 관련은 없습니다.

일단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볼테르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인명입니다. 예, 맞습니다. 프랑스의 풍자시인이자, 후에 합리주의적 게몽사상가로 활동했던 실존인물입니다. 이런 실존인물을 갖고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작가 강다임은 맛깔스러운 판타지 소설을 만들었습니다.

<볼테르의 시계>는 172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볼테르가 총 3 번의 시간 여행을 하게 되기까지의 경위와 시간 여행의 구체적 내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제목의 시계는 시간여행을 하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그렇게 지어진 거겠죠. 절대 이성의 존재를 증명하기 외한 세 번의 여행과 로드(LOAD)가 불가능한 마지막 여행, 그리고 모든 여행에서 등장하는 에밀리라는 여성과 볼테르의 관계. 시간 여행에서 볼테르를 도와주는 쉴리. 그리고 시간 여행 도구를 볼테르에게 준 수수께끼의 마법사의 정체까지. 뭐 중간에는 '암호'를 푸는 내용과 사건 해결을 위해 이리 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과 '변론'하는 장면 등은 어느 정도 미스터리 소품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기도 하는 등 전체적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노파심에서 말씀 드리지만, 미스터리 색채는 약간 있을 뿐, 전체적인 구성은 그저 실제 인물을 이용한 '판타지'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스터리 플롯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매우 멋진 판타지 미스터리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떠오른 것은, 야나기 고지의 추리소설 두 권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최후의 말을 이용한 잘 짜여진 가상 역사 본격 미스터리 <향연>과 찰스 다윈과 '종의 기원'을 이용한 클로즈드 서클을 이용한 본격 미스터리 <시작의 섬>. 두 책은 <볼테르의 시계>와 접근 의도는 비슷합니다만, 결과물은 서로 큰 차이가 나죠. 어떤 장르의 소설이던 무조건 '미스터리'와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버릇은 잘못됐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제 본능(바람)에 가까운 것이다보니 저로서는 통제가 불가능하네요.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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