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녹색은 위험 -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1944년
2009년 우리말 (시작 - 메두사 컬렉션)

이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그렇구나로 인식만 하고 있던 <녹색은 위험>을 정말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온다 리쿠' (일본 작가)의 본격 미스터리를 논하는 인터뷰를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거기서 온다 리쿠는 <녹색은 위험>을 본격 미스터리하면 떠오르는 작품으로 꼽더군요. 공습이 한창인 런던, 거기에서 야전병원을 배경으로 전혀 살해당할 만한 사람이 아닌 사람이 살해당합니다. 용의자는 6명.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원. 그 안에서 펼쳐지는 얽히고 섥히는 인간관계와 미스터리. 온다 리쿠가 좋아할만한 요소가 잔뜩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게 기대감을 키우다가 살짝 잊혀졌다 싶언던 찰나 2009년도 초에 정식 우리말로 나왔습니다. (Oh! My God~~)

기본적인 스토리는 위에서 살짝 언급한대로입니다. 여기에 커크릴 경감 (녹색은 위험은 커크릴 경감을 탐정으로 한 시리즈 두 번째입니다. 전 시리즈를 다 보고 싶어집니다. 어디 용사 출판사가 나타나서 다 번역해주면 안될까요? OTL)이 우연(?)히 엮여들어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죠.

일단 <녹색은 위험>의 특징은 살아있는 캐릭터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적절한 플롯의 전개 그리고 마지막 반전입니다. 간호사와 의사들의 관계는 애증과 유머가 섞여들어가서 흥미진진하고, 적당한 순간에 사건이 일어나고 역시 적당한 시간에 딱 다음 사건이 터지고 마지막에는 약속대로의 반전까지 치밀하게 준비하는 등 미스터리 소설이 재미있기 위해서 갖추어야할 미덕을 전부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온다 리쿠가 좋아할만 하더군요. 다 읽고 나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래서 <녹색은 위험>은 지금 봐도 시간을 초월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입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엘러리 퀸'의 미스터리 같은 치밀한 논리와는 약간 동떨어져 있습니다. '엘러리 퀸' 보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중기에 해당하는 미스터리와 동류라고 봐도 좋겠죠.

우리말본의 꼬투리를 잡자면 표지입니다. 사전정보 없는 독자가 이 책 표지를 보면 '로빈 쿡'의 의학 스릴러와 비슷한 소설로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뭐 저만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의학 스릴러라는 장르도 맞기는 하지만 <녹색은 위험>은 어디까지나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고전 미스터리를 꼭 지금에 와서 읽어야 하나 고민하는 미스터리 팬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녹색은 위험>은 꼭 읽어보셔야할 걸작입니다. 절대 표지에 속지 마세요~~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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