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2008년 우리말 (북스피어)
<이와 손톱>, <연기로 그린 초상>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에 정식 소개된 밸린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기나긴 순간>. 독자에 따라서는 여기서 실망을 많이 한 사람도 있겠고, 나름 즐겁고 재밌게 읽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와 손톱> 우리말 초판의 봉인본 스타일로 나와서 기대를 많이하기도 했겠지만,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할 사실은.......
<기나긴 순간>은 '서술 트릭'을 사용한 미스터리란 것이다.
작금의 일본 미스터리에서 개나 소나(?) 사용중인 서술 트릭은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거의 시초에 가까운(아니 시초인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시대와 아이디어가 내놓은 걸작 트릭이었다. 하지만 그 트릭을 잘 알고 있는 독자가 비슷한 유형의 트릭을 사용한 다른 미스터리를 접했다면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안 봐도 비디오다.
<기나긴 순간>도 이와 마찬가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비운의 작품이다. 일단 50년 전에 나온 작품이고 여기 쓰인 트릭은 고전적인 서술 트릭 문법이다. 너무 단순해서 지금은 이것만으로는 독자를 속여넘기기 힘들 정도라서 몇 가지 트릭을 더 추가해야 그나마 잔뼈 굵은 독자와 승부가 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시점에 고전 문법에 충실한 트릭과 반전을 들고 나와서 독자에게 직구를 던지는 건 사실 처음부터 얘기가 되질 않는다. 그래도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고전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이와 손톱> <연기로 그린 초상>도 같이 읽으면 금상첨화~
그래서 <기나긴 순간>을 아직 안 읽은 독자, 또는 앞으로 읽으려고 하는 독자가 있다면 출간 년도를 유념해서 읽기를 바란다. 내용은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 사이트 가면 대충 알 수 있으니 패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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