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4일 화요일

악연의 순환선, 선로에서 기다린다 - 김근우

2012년 이타카

<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가 2010년 여름 경에 나왔으니 거의 1년 반만에 나온 신작이다. 사실 '산군실록 시리즈 01'이라고 나왔었기에 언젠가는 02가 나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뜬금 없이(?) 나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 했던 일.어쨌든 기다리던 신작이라서 나온 건 반가운 데 이제는 좀 출간 페이스가 빨라졌으면 좋겠다.

이번 편은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전편에서 노산군과 홍길동을 만난 이서영의 전생과 업 찾기와 그들을 이어주는 '지하철 사건'이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부모 자식 간의 천륜을 기본 소재로 여기에 집착과 지하철 괴담을 적절히 섞어놓았다. 구성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주로 사건의 진행과 개요 그리고 의문점을 다루고 있고 2부는 해결파트다.

주인공과 관련된 내용은 이제서야 프롤로그 끝이라고 생각된다. 전작이 프롤로그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신작은 프롤로그2가 되버렸으니까 말이다. 이로써 이 시리즈의 패턴도 짐작이 가능해졌다. 노산군과 이서영 두 주인공 캐릭터들의 전생과 업의 추적이 메인이고 그들이 각 권마다 겪게 될 괴담과 사건이 서브지만 그것이 메인을 구성하는 주춧돌이 될 거라는 것. 특이한 구성은 아니지만 소재나 그런 걸 생각하면 효과적인 플롯임에 분명하다. 문제는 그걸 얼마나 독자의 흥미를 끌도록 잘 포장하는 '기술'이다. 전편은 1부의 흥미와 긴장이 2부로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단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의식해서인지 분량 조절도 되있고, 서서히 고조되가는 분위기로 1부를 잘 다듬다가 2부에서 한 번에 터트리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뭐 전편은 아무래도 시리즈 처음이라서 캐릭터 소개때문에 늘어진 느낌이 없잖아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리 구조는 간단하다. 트릭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미스터리 팬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구성력이다. 한 번 더 비틀어주는 센스가 요구된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광고문구로 쓰인 '호러와 미스터리의 완벽한 조화'에 당당히 어울리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 여전히 아쉽다.

그러고보니  전작은 만화 같은 삽화가 많았던데 비해 신작은 일반적은 삽화 분위기로 일신되면서 수록된 수도 적어졌다. 판형이 커진 라이트노벨 분위기에서 일반 소설 쪽으로 많이 옮겨간 느낌?이다.

여담) 소설 속에 장우자 이야기가 살짝 나오는데, 특히 새제자를 들였다는 등등, 김근우의 전작 <위령>을 읽은 사람이라면 빙그레 웃어줘야 하지 않을까? ㅋㅋ


평점 5.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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