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3일 화요일

007 카르트 블랑슈 - 제프리 디버

2011년
2011년 우리말(뿔)

007 시리즈의 부활, 그것도 현대감각에 알맞게 바뀌어 재탄생한 제임스 본드.그리고 그걸 담당한 제프리 디버.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달아도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제프리 디버의 손길이 닿은 제임스 본드는 과연 어떤 맛일까? 무척 궁금한 음식을 두고 한 참을 빙빙 돌다가 뒤늦게 맛을 볼 수 있었다. 원래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로맨틱 가이 같은 제임스 본드가 과연 제프리 디버 속에서도 그대로 재현될지 그 부분이 가장 큰 관심사는 아니었고, ㅋㅋ 과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이 어떤 식으로 첩보물과 연관될지가 제일 궁금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소설을 읽는 내내 강박관념 처럼 머릿 속을 지배했는데, 아무래도 이것이 즐거운 독서를 방해한 듯 하다.

마지막 500페이지 부터는 정말 이 책의 진수(?)를 잘 보여준다. 이리 뒤집히고 저리 뒤집히는 진행이 속도감있게 펼쳐지는데,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구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제임스의 가족사 부분) 하지만 정수에 도달하기까지 등반해야할 인고의 시간이 길다. 이게 <007 카르트 블랑슈>의 단점이다. 분명 정상에 등반했을 때의 쾌감은 확실하지만 거기까지 올라가는데 너무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케이블까 정도로 속도감있는 구성이었다면 좋았겠다. 아니 최소한 가벼운 배낭 정도만 되었어도 두 발로 가뿐하게 올랐을텐데, 이 녀석은 완전군장을 메고 산정상까지 오르도록 강요한다. 초반에는 두근두근거리지만 중반부터는 지지부진하다. 적 조직의 뒤를 쫓는 제임스 본드. 이게 끝이다. 물론 첩보물 대부분이 그런 식이긴 하지만 그냥 뒤만 쫓는다. (.....) 그걸로 400여 페이지가 도배됐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리 마무리가 좋다고 해도 뒤끝이 결코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오히려 영화화 하면서 지루한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액션을 더 가미한다면 <MI-고스트 프로토콜>을 훨씬 능가하는, 재밌는 녀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참, 점수를 짜게 준 이유는 책값때문이다. 빨리 소개된 건 좋지만 너무 비싸! 가격대 성능비가 좋지 않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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