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문학동네
이번에 새로 출간된 퇴마록 국내편이다. 각권 600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아주 그냥 우겨 넣었다. 손으로 들고 읽기 힘들 정도로 무거울 정도다. 따라서 가격대 성능비도 좋긴 한데, 문제는 소프트웨어.
몇 년만에 재독하는 퇴마록인지 사실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예전에 읽은 것 같긴 한데, 그래서 그런가 합본은 처음 읽으면서 퇴마록이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신선한(?) 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초반 네 명의 주인공이 모이는 내용이 너무 얼렁뚱땅이라거나, 캐릭터들의 내적 고민을 다룬 단편도 있지만 그것 만으로 부족한 네 명이 모여야만 하는 당위성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 네 명이어야 하는가가 사실 이 시리즈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의 설명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그 외에도 고대사와 연관된 내용은 깊이감 부족으로 이제는 낡은 느낌마저 들고, 수수한 단편들이 오히려 돋보인다.
엄마의 자장가, 아무도 없는밤, 귀화, 그네.
퇴마록은 이런 류 단편이 성격에 잘 맞지 않나 생각해 본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바람에 초반의 풋풋한 느낌이 사라지면서 퇴마록에 대한 애정도 많이 식긴 했지만, 그래도 하이텔에서 보던 퇴마록의 재미는 잊지 못할 것 같다. 하긴 퇴마록 뿐이랴, 드래곤 라자, 옥스타갈니스의 아이들 실시간 연재에는 종이매체로는 도저히 못느꼈던 PC통신만의 매력이 있었으니까.
참, 합본 퇴마록은 내용상 수정은 없다고 작가가 스스로 밝히고 있다. 전면개정 그런게 아니니 구판을 소지한 사람은 굳이 비싼 돈 들여 신판을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구판은 이제 낡을대로 낡아서 퇴마록 팬이라면 신판으로 바꾸는 것도 좋을 듯.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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