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The Alechmy of Murder
2010년 우리말 (비채)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다. 19세기 말 파리를 배경으로 실존인물들이 펼치는 모험극. 잔혹한 살인마에 맞서는 여주인공의 분투와 그녀를 도와주는 소설가. < 살인의 연금술> 의 기본 이야기 구조는 그렇다. 초반부는 주인공 넬리가 한 살인범의 뒤를 쫓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절체절명 위기에 맞닥뜨리면서 프롤로그는 끝나고 왜 그녀가 그 자리에 있게 됐는지 설명하게 된다. 처음부터 배경과 인물 등 역사적 사실을 고증해서 그런 걸 묘사하는 데만 치중했다면 처음 좀 읽어보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책을 한 쪽에 치울지도 모를 독자까지 고려한 구성이 아닐까? 덕분에 독자는 자연스레 소설 속 세계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넬리의 과거사 또한 길게 끌지 않는다. 빠른 묘사로 포인트만 딱딱 집으면서 진행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해서 2부부터가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된다. 여기에는 쥘 베른, 루이 파스퇴르, 오스카 와일드 까지 가세해서 사건을 더욱 흥미롭게 포장하고 있다.
매춘부들만 골라서 잔혹하게 난도질 살인을 하는 연쇄살인마와 그 뒤를 쫓는 젊은 여성기자. 미스터리 진행은 탐문과 수사를 기본바탕으로 한 '비정'물과 다를 바 없다. 단서를 찾아 여기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범인의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플롯 자체가 대단히 간단하다. 범인의 정체나 목적은 사실 그렇게 숨길 요량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다만 소설 안에서 19세기 프랑스를 실제 가 본 것처럼 살짝 맛만 보여줬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아주 즐겁기 때문에, 미스터리적 재미가 떨어진다고 해서 딱히 불만스럽지는 않다. 이 책의 가치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인물들의 균형이다. 매력적인 조역을 만들어 놓고도 작가는 그걸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무려 600페이지가 되는 두꺼운 녀석임에도 말이다. 실제 비중은 쥘 베른이 가장 높고, 파스퇴르는 중간 정도, 와일드는 존재가치가 제일 떨어진다. 사실 캐릭터 성만 보자면 다들 한 인물 하는데 아무래도 작가의 능력부족이라고 보인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할리우드판 < 셜록 홈즈> 같은 스타일로 나올 것 같다. <핑거 스미스> 드라마 버전같이 만든다면 오히려 더 재밌을 것이다. 특히 시각적 재미가 남다를 것 같지만, 그럼에도 소설이 주는 본연의 재미는 해치지 않을 것이다.
여담) 이 책 보고 나니 모처럼 '파스퇴르 우유'가 먹고 싶어졌다. ㅋㅋ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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