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0일 월요일

'문학소녀'와 신과 마주보는 작가 (상)(하) - 노무라 미즈키




2009년 우리말

드디어 완결난 <문학소녀 시리즈> 본편이다.
이번 편의 미스터리 초점을 먼저 살펴보자.

-과거
1. 후미하루의 유이의 죽음에 다른 개입은 있었는가?
2. 있었다면 독약이 거기에 쓰였는가?
3. 독약이 쓰였다면 독약을 넣은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1. 아마노 토오코가 감추고 있는 비밀이란 무엇인가?
2. 사쿠라이 카나코는 어째서 아마노 토오코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가?
3. 사쿠라이 류우토는 정말 타쿠미의 환생인가?

대략 이 정도로 추려볼 수 있겠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1,2,3은 현재 1,2,3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을 모티브로 작가와 독자, 남자와 여자, 친구와 친구등의 관계를 '좁은문'으로 형상화한 삼각형 구도를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동안 일종의 탐정역이었던 문학소녀는 사건의 중심으로 바뀌고 그동안 와트슨 비스무리했던 찌질소년이 탐정역으로 승격된다. 어쨌든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찌질이였고, 마무리는 찌질이의 성장이기 때문에 나온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거짓말고 오해로 점철된 과거의 진상은 현재로 주욱 이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현재 역시 미래로 이어지는 가교가 된다. 그리고 문학소녀는 자신만의 '좁은문'을 향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번에도 다 까발려버릴까 하다가 그냥 그만 둔다. (사실 읽은지 꽤 지났기 때문에 거창(?)하게 쓰자니 귀찮아서 그만두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개인적으로 하권의 에필로그 부분을 통짜로 없애버렸다면, 독자들 반응이 어땠을까? 궁금하다. 굳이 그렇게 구구절절 캐릭터들 뒷 이야기를 해줘야 했을까? 어쩌면 작가는 반대로 걸어가는 작가와 편집자를 대비해서 그들만의 좁은문을 이야기하면서 끝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쿠라바 가즈키의 <추정소녀> 결말이 패미통 문고 편집부 의향대로 바뀐걸 보면 <문학소녀>의 결말도 그렇게 편집부 입맛에 맛게 재단되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작중의 이노우에 미우의 데뷔작의 마무리 처럼 사족이지만 사족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남겨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에필로그가 없었더라면 나는 <문학소녀와 신과 마주보는 작가>에게 평점 10점을 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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