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6일 월요일

천재들의 가격 - 가도이 요시노부

2007년 문예춘추사
2009년 우리말

미술품 - 특히 그림 - 감정과 미스터리의 결합이라고 해서 상당히 전문적이고 현학적인 내용의 추리소설이 아닐까 지레짐작 했지만, 실상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단편집입니다. 미술품 감정을 맛으로 - 진품은 '단맛'이 난다고 하네요' 가미나가가 등장하는 첫 단편의 도입부는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어려운 장르 - 미술 - 를 소재로한 미스터리라는 한계점을 적절하게 커버합니다. 하지만 소설은 그런 가미나가의 특별한 능력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판타지 미스터리가 되겠죠. 여기에 작중 화자 '나'가 등장합니다. 가미나가와 처음 만난 나 - 가미나가가 홈즈라면 나는 와트슨으로, 전형적인(진부한) 미스터리 구도입니다. 위작을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려는 가미나가를 말리려는 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렇게 나와 기마나가의 스토리는 총 다 섯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양회화가 나오기도 하고, 탱화가 나오기도 하고, 일본의 고지도가 나오기도 하는 등 - 사전지식이 특별히 없더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짧은 단편 안에 필요한 지식을 작가가 일목요연하게 제시합니다. 물론 읽는 동안은 정보량이 많아서 머리가 어질어질 할 지도 모르지만, 단편 하나 하나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서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딱 좋습니다. 딱이에요. 홈즈에만 의지하는 와트슨은 불쌍할 뿐이죠. 시리즈로 계속해서 울궈먹을 수 있는 구성을 이렇게 알맞게 딱 끝내는 결단은 작가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이본느의 퇴장(?)입니다. 개그(?) 담당 캐릭터였는데, 아쉽게도 후반부에는 등장하질 못하더군요. 하긴 이 캐릭터가 나오는 순간 코미디가 되버리니까요. (......)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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