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0일 월요일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 요코미조 세이시



1973년 각천서점
2009년 우리말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이하 악마 피리)는 <옥문도> <팔묘촌> <악마의 공놀이 노래> <이누가미 일족>에 이어 다섯 번째로 정식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이번 작에도 탐정역으로는 변함없이 '긴다이치 코스케'가 출연해서 언제나처럼 머리를 벅벅 긁다가 사건을 해결(?)합니다.

소설의 시대 배경은 1947년. 일본 메이지 시대에 시작했던 귀족제도가 폐지된 해입니다. 한때 자작 신분이었던 츠바키 히데스케가 실종되고 얼마 후에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츠바키의 부인 아키코는 츠바키는 사실은 죽은 게 아니라 살아서 자신한테 '복수'를 할 거라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보다못한 딸 미네코는 경찰 소개로 '간다이치'를 찾아오면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사실 우리말 띠지 보면 '무시무시한 밀실살인'이란 광고 문구가 보이는데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낚시입니다. 속으시면 곤란합니다. 밀실 미스터리에 익숙한 분이라면 - 닳고 닳은 독자 - 밀실만큼 독자에게 기대를 품게 만드는 동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란 사실을 알 겁니다. <악마 피리>역시 첫 살인사건의 무대는 밀실입니다만, 설마가 사실로 드러나는 후반부를 보고 있노라면 뒷골이 땡겨옵니다. 또한 범인 '악마'의 정체 역시 매우 싱겁게 드러납니다. 단서(복선)을 너무 노골적으로 퍼트리고 있다보니 어지간한 독자라면 누가 범인인지는 쉽게 추리할 수 있습니다. 사건의 진상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당시에는 쇼킹(?)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읽기에는 흔한 것이 되버렸죠. 뭐 이건 작가의 잘못이 아닌지라 넘어가도록 하죠. 문제는 진상을 추리할 수 있는 단서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것입니다. 페어 플레이라는 면에서는 좋게 볼 수 도 있지만 좀 더 교묘하게 단서를 뿌릴 수는 없었는가? 라는 의문이 남네요. 그래서 <악마 피리>는 분위기는 제법 좋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재미로 까지 연결되었냐? 하면 50점 정도 밖에 줄 수가 없군요. 아쉽습니다.

여담) 독일 모 소설 (꽤 유명하죠.) 읽어 본 분이라면 단박에 진상과 범인까지 나올지도 모릅니다.

여담) 긴다이치 코스케는 여전히 뒷북을 울려라~ 입니다. 이 부분은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

평점 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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