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2일 수요일

해한가4~가면무도회(상) - 나승규



2009년 시드노벨

호불호가 갈리던 시리즈 <해한가>도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번에는 4,5권이 한세트이면서 '완결편'입니다. 부제는 '가면무도회'

'샴발라'라는 섬에 초대된 해한가 일행은 그곳에서 가면무도회에 참가합니다. 하지만 악마의 난입으로 사태는 급진전. 그동안 해한가 일행이 했던 구원은 의미없는 구원이 되버리고, 해한가는 지상에서 사라지고 말죠. 그리고 유일하게 해한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던 '채민'은 이제 스스로 일어나서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합니다. 가면무도회 주최자의 뜻과는 반대로요.

원래 좋고 싫음이 갈리는 소설이지만, 4권에서 그 폭이 더욱 커저벼렸습니다. 3권까지 있었던 구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 등장해서 해피엔딩이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존의 구원에 안도해있던 독자의 뒷통수를 도끼로 찍어버립니다. 당연히 기분이 나쁘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3권까지 읽으면서 뭔가 정합성에 부합되지 않는 논리와 읽고 나서 생기는 찜찜함은 전부 그걸 위한 복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작가의 노림수는 제대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정말 거기까지 생각한 창작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잽싸게 마무리하기위한 방편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전자쪽이라고 생각하고 싶군요.

사실 4권의 단점이라면 일단 4권 말마에 밝혀지는 주최자의 정체입니다. 이건 전체적인 구상의 문제이지 아무리 미스 디렉션을 심고 잘 포장한다고 해도 어차피 드러나야할 진상이 마찬가지라면 큰 변화가 없는 문제거든요. 이렇게 하기 위해선 기존에 있던 구원의 행적을 좀 더 묘사할 필요가 있고, 그 구원이 감동적이면 감동적일 수록 그 효과는 극대화 될텐데요, 구원이라고 해봤자 겨우 3권까지 나온 것 뿐인지라 4권의 마지막은 효과적인 연출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마 그래서 '급'전개라고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겁니다. 기반이 좀 더 탄탄했다면 멋진 반전이 되었겠지만요.

<해한가>는 개인적으로 7-8권 정도에서 완결이 났어야 할 시리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의 1-5권이 아니라 출간 순서도 좀 조절해서 미스터리 기법을 좀 더 도입하는 것도 좋겠고요. 이미 완결난 시리즈에 이런 말을 해봤자 무의미한 일이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큰 시리즈라서 그런가 봅니다.

평점 6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