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해한가5~가면무도회(하) - 나승규



2009년 시드노벨

4,5권 상,하 구성으로 급작스런 결말을 맞은 <해한가 시리즈>
알고보니 작가 군입대 문제가 걸렸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의 군입대.
일단 여기서 제일 궁금했던 건, 작가가 생각한 <해한가 시리즈>의 결말은 4,5권의 내용이 맞을 거라는 것은 알겠는데, 3권과 4권 사이의 공백을 메울 여지가 있었나 없었나 하는 것이다. 일단 나는 4권의 급전개는 개인적으로 위화감 보다는 반전이라는 생각으로 판단하고 나름 재밌게 받아들인 독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5권의 직구는 보기 껄끄러웠다. 해한가가 구원을 받아야 이야기 결말이 나는 것은 알겠고, 바보에게는 은유와 비유보다는 대놓고 너 QT거든~ 알겠니? 라고 외쳐주는 편이 알기 쉽다는 것도 알겠는데, 이걸 픽션이라는 허구 속에서 캐릭터의 입을 빌어 까발리는 수준의 외침으로 듣고 있자니 심기가 불편했다. 왜 불편했을까? 얼치기 철학 논리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였을까? 이유는 작중에서 해한가의 구원과 관련된 '진실 게임'에 있다.

작가의 원래 의도는 5권의 내용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해한가 시리즈>는 교육도서가 아니지 않은가? 엔터테인먼트다. 그러려면 재미가 우선해야하고 그 안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집어넣어야 한다. 그래서 5권은 긴장감 넘치는 술래잡기와 진실 게임을 통해 야금 야금 작가가 하고픈 말을 뱉는 편이 재미+감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구성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술래잡기와 진실게임은 상당히 맥빠진 구성이었다. 2권과 3권에서 재치있게 보여주던 미스터리 플롯을 이런데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건 작가의 실수다. 퍼즐같은 정합성이 아니더라도 극적 긴장감을 자아낼 플롯을 충분히 꾸밀 수 있는 실력이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작가 스스로 원하던 바였을까? 아무튼 채민이의 말처럼 결론까지 가면서 '말이 너무 많았다'.

작가 후기를 보니 중간에 날려먹은(?) 내용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무슨 내용이었을까?

평점 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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