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고분샤
2009년 우리말
한쪽 귀 토끼를 조심해라.
집에 들이지 마라.
들이면 사람이 죽는다!
<한쪽 귀 토끼>는 <배달 빨간두건>으로 2006년에 데뷔한 오사키 고즈에의 4번째 작품에 해당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뷔작이 우리말로 먼저 소개되었으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선지 이쪽이 먼저 나와버렸더군요.
주인공은 초등학교 6학년인 '구라나미 나쓰'라는 소녀입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산이 도산해버리는 바람에 도쿄 인근에서 살던 맨션을 처분하고 아버지 고향으로 일가족이 같이 내려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사는 집은 '엄청나게' 거대한 고풍스런 전통가옥이었죠. (책 초반에 그림에도 나옵니다만) 방도 많고, 거기에는 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에 큰아버지등 나쓰 가족은 거기에 얹혀사는 형국이 됩니다. 겁이 많았던 나쓰는 앞으로 살아야할 저택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빚을 갚기 위해 싱가폴에 출장중이고, 어머니는 외할머니 입원때문에 주말까지 집을 비워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넓은 저택에 나쓰는 고립무원이 되고 맙니다.
그런 나쓰를 보다못한 같은 반 친구인 유타라는 남학생이 한 명의 소녀를 소개해줍니다.
'사유리'라는 중학생 소녀로 담력시험과 롤러 코스터 같은 스릴을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하면서 전부터 사유리는 나쓰네 집 - 구라나미 저택 - 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타의 소개로 사유리를 만난 나쓰는 결국 어머니가 오시기 전까지 사유리와 함께 지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사유리는 사유리대로 저택탐험을 개시하고, 나쓰는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동행하게 되죠.
그러면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반 단행본 사이즈로 장편 미스터리라는 레테르를 붙이고 발간되긴 했는데 - 물 건너에서요 - 따지고 보면 아동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기 딱 좋은 내용입니다. 고단샤의 <미스터리 랜드 시리즈>나 리론샤의 <미스터리 야! 시리즈>에 넣었더라면 정말 딱이었을 겁니다. 소설은 나쓰의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주로 나쓰의 입장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밤에는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겁이 많던 어린 소녀가 사유리의 도움으로 지붕밑 천장을 한밤중에 손전등 하나 만으로 탐험도 하고, 70년전에 일어났던 독초사건을 캐기도 하고, 토끼의 저주와 관련된 구라나미 가문에 숨겨졌던 비밀을 벗기는 모험을 하게 됩니다. 소설 대부분의 무대는 저택 안으로 한정되어있지만, 일종의 모험 미스터리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미스터리 완성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이란 것이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닙니다만, 아동용 미스터리로 두기에는 좀 그렇기도 하네요. 그런 점을 빼고는 무난하게 잘 끝맺더군요. 마지막의 해피엔딩도 납득할만한 마무리였네요. 딱딱 들어맞는 퍼즐같은 재미를 이 책에서 기대하면 실망스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입니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독서였습니다.
여담) 토끼 고기 맛있습니다^^ 드셔보세요~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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