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슈에이사
데뷔작이 96년이었으니 2년만의 신작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중편에 가까운 단편 2편이 달랑 실렸을 뿐이죠. 뭐 원래 오츠 이치는 소설을 빨리 집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꽤 느립니다. 이런데도 최근엔 소설 자체를 발표를 잘 하지 않으니 팬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입니다.
아무튼 표제작인 <천제요호>부터 얘기해보죠.
붕대를 얼굴에 칭칭 감은채 길가에 쓰러져 있던 청년 '야기'를 구해주는 순박한 소녀 '교코'. 어릴적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인간과의 교류를 스스로 끊어버린 야기에게 교코가 건네주는 따스한 도움의 손길은 유일하게 그를 인간으로 있게 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의 붕대밑에 숨겨진 얼굴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특별히 미스터리 구성을 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간문 형식으로 주인공 야기의 어릴적 경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시간과 교코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2개의 시간축으로 구성된 스토리입니다. 미스터리 요소는 없지만 마지막 야기와 교코가 헤어지는 장면은 애잔하면서 감동적인 마무리입니다.
<천제요호>도 괜찮은 단편이긴 하지만 이보다는 같이 동봉된 <마스크 볼>에 주목해야 합니다. 약간 비딱한 남자 주인공 고등학생 '우에무라'와 이중성을 가진 헤로인 '미야시타 쇼코'- 콤비(?)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죠.
스토리는 담배를 피기 위해 학교내에서도 동떨어진 한적한 화장실로 들어간 주인공 우에무라가 화장실 벽에 있던 낙서로 익명의 다수와 대화를 하며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일개 낙서가 사건으로 발전해가는 과정. 낙서 안에 지나가듯이 등장하는 복선과 암시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과 결말처리까지, 상큼한 탄산음료를 마신 느낌이 들 정도로 꽤 잘 만든 단편입니다. 우에무라와 쇼코는 나중에 나온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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