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가야타 스나코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인기작입니다.
먼치킨 여주인공이 등장해서 주위의 민폐를 해결하거나 오히려 민폐를 끼치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
성벽을 점프 하나로 뛰어넘고, 성벽에서 그냥 뛰어내리고 전쟁중에 상대방 본진에 뛰어들어 지휘관 보쌈해서 전쟁 끝내고, 나중엔 아예 성까지 무너트리고 등등 먼치킨의 기본양식은 잘 지키고 있습니다만, 이정도의 먼치킨은 요즘 먼치킨에 비하자면 민망할 지경입니다. 주인공 리(성별은 일단은 여자)의 먼치킨도는 높긴 하지만 단점도 존재하니까요. 귀여운 먼치킨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아무튼 작가 특유의 강한 여성 캐릭터가 재미의 핵심입니다. 주위에서 그런 여주인공을 항상 오해(?)하고 그걸 기반으로 스토리를 풀어가죠. 이 스타일은 다른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델피나아 전기>가 제일 인기를 끌었고 다른 시리즈는 델피니아 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잘라 말하자면 작가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꾸 읽는 이유는 존재감 있는 여성 캐릭터를 다른데서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여성임에도 연애 묘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니 연애가 있지만 할리퀸에서 보여주는 개그 연애는 일절 없습니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판타지 연애도 아닙니다. (얼마전에 본 <선수무적>이란 먼치킨 무협에선 여자 24명인가를 마누라로 삼더군요. 1권당 2.4명을 낚습니다. 다른 의미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소설)
가야타 스나코는, 어찌보면 연애의 허구보다는 연애의 사실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묘사하는 연애(라고 쓰고 짝짓기라고 읽습니다.) 는 남녀간의 신뢰관계 구축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그 신뢰라는 것도 개그스런 면이 많지만 말이죠. 실제 연애 해본 사람은 아마 공감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애감정은 처음 '마'가 끼어서 제정신을 못차릴 때나 느끼는 것이고 연애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연애감정보다는 인간적인 신뢰를 더 우선시 합니다. (일단 저는 그랬습니다.)
어쨌든 전쟁 대부분을 여주인공 리가 해결하는 점 등은 단점으로 들어가겠지만 먼치킨 여주인공에 밀리지 않는 조역들의 존재감 덕분에 소설의 균형은 의외로 바로 섭니다. 18권에 달하는 스토리를 이끌면서 호흡을 끊는, 작가의 능력도 탁월합니다. 또한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만담은 개그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오키 마미야의 미려한 일러스트도 빼놓을 수 없겠죠? 나중에 문고판으로도 나왔지만 저는 노벨즈 판형을 좋아합니다. 오키 마미야의 일러스타가 빠진 델피니아는 델피니아가 아닙니다!
원래 <델피니아 전기>는 <왕녀 그린다>의 버전업 입니다. 후자가 나오다가 출판사 도산으로 시리즈 맥이 끊기지만 중앙공륜신사 C노블즈 레이블로 새롭게 발매하면서 제목을 <델피니아 전기>로 바꾸고 리와 윌이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거의 새롭게 그렸습니다. <왕녀 그린다>는 나중에 다시 새장정으로도 나왔습니다. (우리말로도 나왔더군요). <델피니아 전기> 팬이라면 <왕녀 그린다>도 읽어보시길....
2006년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외전도 발간됐습니다. <큰 독수리의 맹세>라는 제명으로 발로와 나르사스의 어릴적 이야기가 메인입니다. 마지막에는 살짝 본편 뒷이야기 비슷한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아, 왕비는 나오지 않습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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