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고단샤
2010년 우리말(시작)
<체인 포이즌>은 소설추리 신인상으로 데뷔는 했지만, 미스터리 작가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미묘' 한(엄밀한 의미에서는 미스터리 작가는 아니다.) 혼다 다카요시가, 의욕적으로 썼는지 그냥 흥미를 끌기 위해 도입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쓰면 대박이요 잘못 쓰면 쪽박인, 미스터리 세계에서는 공정하냐? 공정하지 못하느냐로 말이 많은 '트릭'을 이용한 소설이다.
일단 소설은 크게 여자와 남자 주인공 두 축으로 나뉜다.
전자는 서른 중반이 돼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1년 후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은 여성의 이야기. 후자는 누가 봐도 - 가족이 봐도 - 자살임에 분명한 몇몇 사건에 의구심을 품은 남자의 이야기다. 자살 사건을 조사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여자의 이야기로 파고들어서 한데 묶이는 구조로, 미스터리-가 아니더라도-에서는 흔한 구성 중 하나이다. 여기에 위에서 말한 트릭을 이용해서 독자를 속이고 있는데, 사실 해답은 XX에 다 있다. 여기서 어감 때문에 일본 독자와 우리나라 독자가 받아들인 반응이 좀 달랐을 듯한데, 그건 언어 차이 때문에 생긴 것이고, 궁극적으로 작가가 노린 속임수의 본질은 변함이 없으므로 그 정도 차이는 그냥 무시해도 좋다. 매우 간단한 트릭이지만 효과적으로 녹아들어서 즐겁게 읽힌다. 거기에 삶과 죽음에 대한 소재치고는 부담도 없기에 무거운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접근하기 쉽게 꾸며져 있다. 뭐 혼다 다카요시의 다른 소설을 봐도 소재치고는 풀어가는 수법이나 흥미나 생각보다 가벼우므로 작가의 다른 녀석들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체인 포이즌>을 집으면 될 것이다.
여담이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 특히 미스터리 쪽에 잔뼈가 굵은 사람일수록 - 책 뒤에 수록된 역자 후기는 되도록 보지 말기를 권한다. 무슨 트릭이 쓰였는지 아는 순간 <체인 포이즌>의 노림수를 알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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