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3일 토요일

가을 꽃 - 기타무라 가오루

1991년 도쿄소겐샤
1997년 문고판 (사진)

여대생 나와 엔시 선생이 등장하는 시리즈 3번째입니다. 5권이 마지막이니 딱 중간이네요. 그리고 시리즈 처음으로 장편이기도 합니다.

한 동네 살던 학교 후배이기도한 여자애가 여고 옥상에서 추락해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 그런 내 앞에 한 통의 익명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을 강조한, 고등학교 정경 교과서에서 애덤 스미스 관련 부분을 복사한 편지. 대체 이걸 보낸 사람은 무슨 의도일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편지가 오는데, 거기엔 '죽은 여자애는 살해당했다'라고 쓰여있습니다. 결국 나는 엔시 선생에게 조언을 구하고 엔시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장편 치고는 사건은 일상 미스터리 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이 죽습니다만, 스케일이 크지가 않죠. 단지 이 시리즈의 미덕은 주인공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살아 숨쉬는 듯 합니다. 여대생들의 시시껄렁한 대화부터 시작해서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 나, 라쿠고 선생인 엔시. 그리고 사건 관계자까지. 전부 소설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사람 같죠. 이래서 미스터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은 여자애 이름은 마리코. 참 당찬 소녀 이미지인데, 기타무라 가오루의 모 시리즈에 같은 이름의 여주인공이.......)

사건 자체는 간단합니다. 어지간한 독자라면 진상은 80-90%는 파악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후 그걸 수습하는 일입니다. 마지막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뒷일을 처리하는 대목에서 엔시가 말하는 대목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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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직 부모가 되어 보질 못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였다면 불가항력 사고였다라는 걸 알고 있다고 해도 <용서>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단지.......

단지 <구제>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하지 않으면 안돼 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모입장이니까 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잠시후 어머니께서 나오시더니 말했다.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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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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