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4일 목요일

소녀에게 어울리지않는 직업 - 사쿠라바 가즈키

2005년 도쿄소겐샤 (미스터리 프론티어)
2007년 문고판 (사진)
우리말 출간중

<사탕과자 탄환은 뚫을 수 없어>(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에 순위권 밖이지만 랭크에 들기도 했음), <추정소녀>로 기존 라이트노벨과는 독특한 작풍을 보여준 사쿠라바 가즈키. 아니다 다를까 도쿄소겐샤에서 발빠르게 먼저 손을 대고 말았더군요. 당시 해당출판사는 신세대 미스터리 개념으로 '미스터리 프론티어' 브랜드의 시리즈를 내놓고 있었는데 아마도 사쿠라바 가즈키의 소녀와 투쟁을 미스터리와 접목시키면 재밌는 소설이 나올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정말 그래서 나왔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실상 메이저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 본서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 2005년도에 출간됩니다. 장르는? 물론 미스터리입니다.

사쿠라바 가즈키는 이미 미스터리 장르에 속하는 소설을 쓴 경력이 있습니다. <고식 시리즈>가 바로 그렇습니다. (장편 6권, 단편 3권 출간중) 이런 라이트노벨에 도입한, 작가가 계속해서 고집해온 '소녀(또는 여성)'의 '싸움'이란 모티브를 메이저 출판사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나온 책이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과 그 후에 의욕적으로 메이저로 나온 다른 소설들일 것입니다.

<고식 시리즈>의 주인공 빅토리카. 이 시리즈는 미스터리이면서 빅토리카의 투쟁기입니다.
<사탕과자......> <추정소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밖에도 싸움노예꾼이 된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도 있는 가 하면 연대기 형식으로 3대에 걸친 여성의 이야기인 <아카쿠치바 전설>도 여성들의 싸움의 기록물입니다.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선 여중생 주인공 2명 (아오이와 시즈카)의 생존투쟁기입니다.
이런 싸움을 극명하게 주장하는 문장이 소설 안에 등장하는데, 오해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아오이가 선생님이 '아오이, 혹시 괴롭힘 당한거니?'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건 괴롭힘 당한게 아니에요. 투쟁입니다!]

아오이와 시즈카는 힘 없고, 머리도 별로 좋지도 못하고, 그렇지만 살기 위해 '투쟁'하는 투사입니다. 소설은 이 두 소녀의 투쟁기이자 생존기입니다. 괴물이 되버린 양아버지를 죽이는 아오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인물을 죽이고 싶어하는 시즈카. 아오이와 시즈카는 서로 도와가며 살인을 합니다. 미스터리 장르로 따지자면 '도서추리소설' (범인 입장의 서술기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대신에 탐정(또는 경찰)이 등장해서 자신의 범행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는 그런 피말리는(?) 긴장요소는 없습니다. 그래서 도서추리지만 약간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무튼 간략한 내용만 보면 미성년자의 살인을 다룬 내용입니다. 이것 자체로 미간부터 찌푸릴 사람들이 많겠죠. 내용은 심각한데 실상 안을 들여다보면 유머스럽습니다. 압권은 시즈카가 세우는 살인계획입니다. 각 장의 제목을 보면 '필요한 건 냉동 참치...라고 시즈카는 말했다' 뭐 이런 타이틀이 있는데(제복부터 고개가 갸웃거리며 뭐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인 계획을 세운 시즈카는 플랜에 필요한 소도구로서 저런 것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계획은 보기좋게(?) 실패합니다. 살인이 그렇게 마음 먹은대로 쉽지만은 않죠. 이런 유머스런 면을 도서추리로 잘 포장했습니다. 어쨌든 힘도 없고 머리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이 두 소녀의 살인기록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두 소녀의 투쟁은 과연 성공할까요? 성공했을까요? 궁금하시면 책을 읽어보세요^^

평점 6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