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하라쇼보
2007년 고분샤 문고 (사진)
아이카와 아키라(남자입니다.) 미스터리는 처음입니다. 작가 이름은 진즉에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책에 손을 뻗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안그래도 밀린 책도 많고, 머릿속에 짱박아둔 작가가 산더미인데 여기에 또 추가하자니,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입니다. 지금도 시리즈물로 건드리고 있는게 장난 아니게 많은데, 자포자기 심정입니다. (..)
<다이닝 메시지>는 '네츠 아이'(여고생 미소녀)를 대리탐정역으로 한 시리즈 네번째 소설입니다. 처음에 '다잉' 메시지로 착각했습니다만 자세히 보면 나이프와 포크에 접시(머리?)가 있고, 소설 내용도 요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읽은 <금단의 팬더>가 생각납니다. 요리 묘사는 팬더가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4개의 단편이 들었는데, 단편은 전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사건은 개별이지만 각 단편은 하나의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고, 탐정역 '아이'의 의지가 거기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와트슨역은 기리노 요시타라는 30대 중반의 형사입니다. 아이가 6살 무렵에 처음 그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로리콘'이라고 불리워도 할말이 없는 주인공 요시타. 지금은 퇴직했지만 전직형사인 아이의 아버지 신조의 주선으로 요시타는 맞선을 봅니다. 맞선 상대는 20대 중반의 절세미인. 시대착오적인 순진무구한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복장이 터집니다. (남성, 여성을 떠나서 이런 스타일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살기 좋아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맞선상대 야스카를 만난 요시타의 첫번째 사건은 야스카의 전 맞선상대에 얽힌 일상 미스터리. 두번째 사건은 야스카가 직장에서 조우한 사건. 세번째는 요시타 앞으로온 익명의 이메일에 얽힌 카니발리즘 사건. 마지막은 세가지 사건이 한데 합쳐지는 내용입니다. 복선은 이곳 저곳 꽤 많이 깔아놓았고, 각 사건은 독립적입니다. 단서의 배분과 탐정의 설명이 일치하는 퍼즐 보는 기분으로 본격 카테고리에 넣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사건 내용은 여기서 더 자세히 말하는 건 심각한 헤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겠습니다.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등장인물 대부분이 죽고나서 활약하는 명탐정은 정말 재수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다이닝 메시지>는 재밌는 미스터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복선의 배분과 사건의 해결을 보면 미스터리입니다만, 실은 캐릭터 소설로 접근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중반에 여고생을 짝사랑하는 형사. 그 여고생은 명석한 두뇌에 미소녀에 가라데 유단자에 요리실력 발군의 수퍼걸입죠. 추리할 때는 머리를 비비꼬며 땋는 습관이 있습니다. 소설 안에는 2페이지짜리 - 아이의 자작만화까지 곁들여져 있을 정도입니다.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는 만화로 재밌습니다. (이 만화도 복선). 여담이지만 네츠 아이는 작가의 동료의 딸을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 동료 딸은 <네츠 아이 (대리) 탐정 사무소> 단행본 표지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는 군요. 아무튼 라이트노벨 미스터리로 접근하면 재밌고, 이런 가벼운 내용을 싫어하는 독자라면 별 재미없을 겁니다.
평점 5 / 10
현재까지 나온 네츠 아이 시리즈
1. <밤의 향연>
2. <카레 라이스는 알고 있다>
3. <네츠 아이 (대리) 탐정사무소>
4. <무녀 관의 비밀>
5. <다이닝 메시지>
6. <망에 걸린 악몽>
7. <베트슨의 종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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