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4일 월요일

마지막 형사 - 피터 러브시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1편.



 사건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그냥 호숫가 근처에서 신원미상의 나체 여성 시체가 발견되고, 피터 다이아몬드는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가 야금야금(정말 양파껍질 벗기는 것 같다.) 밝혀진다. 그런데 책 두께는 꽤 두껍다. 종이재질 때문에 두꺼운 감이 더 들긴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쳐도 거의 600페이지에 육박하기에 객관적으로 봐도 두꺼운 편이다. 사건은 단순한데 책이 두껍다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루함을 <마지막 형사>는 시점 교환이란 걸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반 지지부진하던 사건 진행은 중요한 용의자(?)의 말 한마디로 인상이 확 달라지는데, 그다음에 곧바로 그 용의자의 시점으로 사건이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나중에 또 나온다. 단순히 페이지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이걸 통해서 플롯을 더욱 흥미롭게 꾸민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도 재밌게 꾸몄다. 초반에 단순하게 넘어갔던 요소가 나중에 크게 주목받고, 다시 그걸 뒤집기도 하는 등 반전의 반전을 꾸민 요소가 귀여울 정도다. (피터 다이아몬드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백화점 앞에서 애들을 상대하는 것만큼이나.ㅋㅋ)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 진실은 씁쓸하지만, 여운이 남는다.

 다 좋은데 문제는 아무리 봐도 국내에서 그리 팔릴 녀석 같지가 않다. 게다가 시공사. (뭐 다른 출판사들도 비슷하겠지만) 돈 안 되는 시리즈물은 과감히 커트하는 곳 아닌가. 이렇게 시공사가 손대서 커트당 한 시리즈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런 걸 내주고도 욕먹는다고 하나? 그냥 아예 안 나오면 그러려니 하는데 감질나게 한 두 권 내놓고 커트시켜버리면 기다리던 독자는……. 그래 그럼 영어를 배우자!! 영어학원 등록해야 하는 건가? ㅠ. ㅠ 아무튼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도 아무래도 그 리스트에 들어갈 것 같다. 차라리 그냥 건너 띄고 시리즈 4편을 다음에 내는 건 어떨까?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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