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1편.
사건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그냥 호숫가 근처에서 신원미상의 나체 여성 시체가 발견되고, 피터 다이아몬드는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가 야금야금(정말 양파껍질 벗기는 것 같다.) 밝혀진다. 그런데 책 두께는 꽤 두껍다. 종이재질 때문에 두꺼운 감이 더 들긴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쳐도 거의 600페이지에 육박하기에 객관적으로 봐도 두꺼운 편이다. 사건은 단순한데 책이 두껍다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루함을 <마지막 형사>는 시점 교환이란 걸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반 지지부진하던 사건 진행은 중요한 용의자(?)의 말 한마디로 인상이 확 달라지는데, 그다음에 곧바로 그 용의자의 시점으로 사건이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나중에 또 나온다. 단순히 페이지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이걸 통해서 플롯을 더욱 흥미롭게 꾸민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도 재밌게 꾸몄다. 초반에 단순하게 넘어갔던 요소가 나중에 크게 주목받고, 다시 그걸 뒤집기도 하는 등 반전의 반전을 꾸민 요소가 귀여울 정도다. (피터 다이아몬드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백화점 앞에서 애들을 상대하는 것만큼이나.ㅋㅋ)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 진실은 씁쓸하지만, 여운이 남는다.
다 좋은데 문제는 아무리 봐도 국내에서 그리 팔릴 녀석 같지가 않다. 게다가 시공사. (뭐 다른 출판사들도 비슷하겠지만) 돈 안 되는 시리즈물은 과감히 커트하는 곳 아닌가. 이렇게 시공사가 손대서 커트당 한 시리즈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런 걸 내주고도 욕먹는다고 하나? 그냥 아예 안 나오면 그러려니 하는데 감질나게 한 두 권 내놓고 커트시켜버리면 기다리던 독자는……. 그래 그럼 영어를 배우자!! 영어학원 등록해야 하는 건가? ㅠ. ㅠ 아무튼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도 아무래도 그 리스트에 들어갈 것 같다. 차라리 그냥 건너 띄고 시리즈 4편을 다음에 내는 건 어떨까?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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