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0일 토요일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 도진기

2010년 들녘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2편이다. 1편과는 달리 좀 더 간결하고 깔끔하게 변한 것이 이번 편의 최대 특징이다. 또 하나는 전편은 의외의 범인과 속임수 중에서 트릭 쪽에 약간 더 비중이 있고 그다음에 범인이라는 (굳이 나누자면) 느낌이었다면 이번 2편은 기교 보다는 범인의 정체와 동기 쪽이 비중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뭐 이건 읽는 사람에 따라서 바뀔 부분이니까 딱딱하게 흑백논리처럼 나뉘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사건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술집 호스티스가 직업인 젊은 여성이 살해당한다. 그런데 여자 시체 옆에 젊은 청년의 시신이 같이 발견된다. 알고 보니 밑에 층에 사는 젊은이로 무직에 여자를 쫓아다니던 스토커라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살인사건인 것 같았지만 갈수록 범인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가 결국 어둠의 변호사 고진이 합류하면서 사건 속에 숨은 진실이 밝혀진다.

이 책은 다 좋은데, 아쉬운 점이라면 사건 자체가 너무 담백하다는 점이다. 사건이 복잡하지 않고 깔끔해서 독자도 이리저리 짱돌이 아니라 머리를 굴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든 점은 분명히 장점이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해도 사건에 충격이 없다 보니 김빠진 맥주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사건을 더 복잡한 형태의 꽈배기로 만들었다면 분량도 늘고 진행도 늘어져서 신속한 맛은 적어졌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어떤 형태의 작품이 나왔을까?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1편 초반의 늘어짐을 2편에서는 없애려고 일부러 이런 식으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1편과 2편 출간에 틈이 있던 것이 아니라서, 얼마 전 새로 나온 시리즈 3편을 읽어봐야 더 자세한 사정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참 초반에 법정 장면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법정물도 좀 나오나? 했지만 아직은 아닌가 보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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