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4일 월요일

일곱 개의 고양이 눈 - 최제훈

2011년 자음과모음

일단 이 소설은 '캐논 변주곡'을 염두해두어야 할 것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캐논 변주곡은 워낙 많은 걸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같은 갈래에서 나왔지만 닮은 듯 하면서도 닮지 않은 각자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기도 하는데,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 들어있는 4개 중단편도 비슷한 구도를 갖고 있다. 제일 처음에 수록된 '여섯 개의 꿈'은 범죄 카페의 회원 여섯 명이 눈 덮힌 산장에 고립되고 그 안에서 차례차례 정체불명의 범인에 의해 살해당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을 방패로한 곳에서 나와 직접 마주보게된 사람들은 '연쇄살인'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딜레마를 겪는다. 여기서 각자 밝혀지는 개개인의 신상은 그대로 다음 중편으로 이어지는데 이게 묘하게 연관이 있는 듯 없는 듯 두루뭉술한 것 같다가 때로는 선명하게 가슴을 휘잡기도 한다.

보고 나면 엔터테인먼트의 탈을 쓴 순문학 쪽에 가깝다는 느낌도 들지만,  받아들이는 독자에 따라서 이런 반응 역시 갈릴 것 같다. 나야 순문학이건 오락문학이건 '미스터리' 형식을 받아들여서 그걸 활용(적든 많든)했다면 모든 건 전부 '미스터리'로 수렴된다는 입장이라서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역시 훌륭한(?) 미스터리 소설로 넣는다. 아무렴 지구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내가 죽으면 세상은 멸망하는 거 아니겠는가? ㅋㅋ

사족) 번역가 에피소드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지면상에서 벌이는 묻지마 살인극이라.......상당히 재밌는 내용인데, 이 녀석만으로 어떻게 장편으로 꾸미면 꽤 흥미로운 녀석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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