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010년 우리말(랜덤하우스)
공안부에서 일했었지만, 어떤 사정으로 말미암아 그만두고 사설탐정을 하게 된 '왕메이'. 메이는 어머니의 친구인 천 아저씨한테서 의뢰를 받는다. 한나라 시절의 옥을 찾아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옥을 찾아서 베이징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이 될 것 같았던 소설은 개뿔은 사실은 전부 '페이크'고, 실제는 여주인공 왕메이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 현대 중국 사회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미스터리를 기대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가는 갈수록 가족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가면서 거론되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고, 그런 의문은 끝까지 지속한다. 그리고 그 의문은 그대로 의문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미스터리 관련 사건은 정리하자면 정말 간략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플롯 자체가 뭐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기 때문이다. 정작 작가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핵심은 전부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작금의 배금주의이다. 특히 여주인공 메이의 여동생 루의 결혼식 장면 묘사가 인상 깊다. 그런 부분의 재미를 간과하고 순수한 미스터리로만 접근하면 정말 재미없는 소설이다. 따라서 표지의 극적 반전이 어쩌고 하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란 광고 문구는 정말 말도 안되는 허위과장이다. 어지간해서 이런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
미스터리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0점 수준의 작품이지만, 그 외에는 현대 중국소설 중에서는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 점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 소설 안에서 등장하는 관시 (우리말로 하자면 혈연, 지연,학연을 합친 그런 뉘앙스인 듯하다.) 과 이상을 가진 메이가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빠른 필체로 과거와 현재를 넘다 들면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메이를 주인공으로 한 속편도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옮긴이 말을 보자면 여전히 미스터리는 뒷전이고 그냥 현대 중국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비취의 눈>은 '사회파' 미스터리로 생각하고 읽으면 나름 적절하진 않을까?
평점 5 / 10
댓글 1개:
광고문구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을 읽는 사람까지 다 짜증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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