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문예춘추
2010년 우리말(북홀릭)
<제복수사>를 통해 처음 접한 사사키 조. 이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경찰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미스터리 재미는 별로였기 때문. 그 후 읽은 <경관의 피>도 마찬가지였다. 대하드라마 같은 내용이지만 결국 드라마일 뿐 미스터리 쾌감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 읽은 <폐허에 바라다>도 성향은 비슷하다. 어떤 사건 탓에 휴직 중인 형사 센도 타카시는 과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요청으로, 수사할 근거도 권한도 없지만, 티 나지 않게 수사를 돕는다. 그런 내용의 단편이 총 6편. 이번 단편집의 특징은 '스산함'이다. 표제작 '폐허에 바라다'가 그 특징이 제일 잘 묻어나는데, 미스터리적 재미는 0점이지만 분위기 하나는 꽤 묵직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이다. 다른 단편들도 깔끔함 보다는 뒤끝이 남는 - 결말 자체가 확실하게 매듭을 짓는 스타일이 아니다 - 패턴이고, 시간적 배경도 대부분이 겨울이라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폐허에 바라다>는 미스터리보다는 그냥 분위기를 음미하는 느낌으로 읽으면 훨씬 재밌을 단편집이라는 것. 그러고 보니 이 녀석으로 나오키 상을 받았다는데, <폐허에 바라다>만 놓고 보면 과연 상을 받을 소설인가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뭐 사사키 조의 작가 경력에 대해서 상을 준 걸로 받아들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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