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패미통문고
2011년 우리말(학산문화사)
신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전편 <문학소녀 견습생의 첫사랑>에서 '코노하'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던 '히노사카 나노'이지만,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하얀 양' 같은 소녀 나노는 그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쫄랑쫄랑 코노하 꽁무니를 뒤쫓는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전반부는 상당히 코믹하면서 밝은 분위기의 단편 분량이 들어 있고 - 그게 표제인 '상심'이다 - 본편 부분은 '괴물'이라고 해서 이쪽이 주요리. 괴물의 모티브는 제목답게 <프랑켄슈타인>이다.
문화제 핑계로 코노하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나노'. 때마침 합창부에서 연극을 도와달라고 요청이 오고 나노는 무턱대고 좋다고 한다. 해서 코노하와 같이 연극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연극 연습 도중 정체불명의 협박장과 괴현상이 일어나면서 합창부원들은 겁을 집어먹는 데 반대로 나노는 신이 났다. 왜냐하면, 호러와 스플리터 마니아이기 때문에……. (.....)
미스터리 초점은 협박범이 누구냐는 것. 사실 괴물의 정체보다는 마지막에 밝혀지는 부분이 더 흥미진진하다. 이렇게 본편과 이음새를 만들 줄은 몰랐다. 아니 얼핏 예상하기는 했지만 설마 했던 부분이라서 즐거움이 더 커졌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처음에는 견습생 시리즈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 반 우려 반이긴 했는데 첫사랑과 상심을 읽고 나니 이 시리즈는 이 시리즈대로 참 재밌는 녀석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천성이 밝고 명랑한 나노는 사람에게 드리운 어둠을 모르는 캐릭터다. 문학소녀 시리즈 본편을 보면 다들 한 어둠 한 가닥씩 꿰차고 있다 보니 뒷이야기에 해당하는 견습생 시리즈의 주인공 나노는 솔직히 괴리감이 큰 캐릭터다. 그래서 하얀 양 같은 주인공이 상처받다가 다시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이 풋풋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아 나도 저렇게 순진무구했던 시절이 있었지. 지금의 나는 재활용쓰레기로도 불가능할 정도로 더러워졌어. 라거나. 귀여운 나노도 다음 권이면 끝이다. 뭐 나중에 단편집으로 출현하겠지만. 어쨌든 이번 편 역시 막판에 가서 허를 찌르는 전개를 보여준다. 견습생 삼부작은 이런 결말 처리가 콘셉트인가 보다. 왠지 모르게 독자를 안달복달하게 하는 그런 짓궂은 장난질 말이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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