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31일 토요일

술래의 발소리 - 미치오 슈스케

2009년 가도카와쇼텐
2010년 우리말 (북홀릭)

이번에 읽은 녀석은 이미 <새도우>등 3편의 장편이 우리말로 소개되어 이제는 좀 익숙해진, 미치오 슈스케의 첫 단편집 <술래의 발소리>입니다.(일본내에는 무지막지하게 장편도 쏟아냈습니다만;;;;;;) 총 6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안타까운 점은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겁니다. 다들 짤막한 편이라서 책의 전체 페이지 수는 겨우 230 여 페이지 정도. OTL 페이지당 성능비는 눈물나게 나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만회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재미'겠지요. 재밌는 책은 아무리 비싸도 비싼 느낌이 들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술래의 발소리> 역시 재밌는(?) 단편집입니다.

일단 처음 수록된 <방울벌레>는 스탠다드한 미스터리 분위기 - 도서 추리 방식 - 로 진행됩니다. 중간에 좀 변태적인 부분도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넘어가면서 막바지 가다보면 '어라!'하는 부분이 나오죠. 두 번째 단편 '짐승'도 비슷합니다. 집안에서 잉여스러운 주인공이 우연찮게 단서를 발견하고 이걸 조사하다가 어느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막바지에 가서 의외의 일이 밝혀지죠. 그래서 앞서 수록된 두 단편은 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을 갖게 하는 주범은 뭐 쓰인 '트릭'때문이기도 하지만요. 미치오 슈스케의 장편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트릭입니다.  그리고이후 네개 단편은 미스터리보다는 '호러'에 가깝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단편은 일기 형식을 시간의 역전식 구성으로 만들어놓은 '겨울의 술래'입니다. 우리 마음은 망가지지 않았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더군요.ㅋㅋ 마지막에 수록된 '악의의 얼굴' 역시 막바지에 스윽 떠오르는 진상이 미스터리적인 면도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역시 호러가 더 잘 맞더군요. 이런 걸 보면 미치오 슈스케가 작정하고 호러 미스터리 한 편 내놓으면 꽤 재밌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각 단편에 걸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S'라는 이니셜, 벌레, 책 제목의 술래(일본어로는 '오니'라고 하며 귀신이란 뜻도 있음)의 이중적 의미 등, 다 읽고 나면 역시 돈 값은 충분히 하는 단편집이라 생각합니다.이 책의 단점이라면 그저 페이지수가 적다는 것과 미스터리적 쾌감은 덜하다는 것 정도겠네요. 단편 두 편 정도만 더 수록되었어도 최소한 평점 +1은 먹고 들어갔을 겁니다.ㅋㅋ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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