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7일 화요일

은견 - 미쓰하라 유리


2006년 가도카와쇼텐
2008년 문고판
 
<은견(銀犬)>에는 신화에 나오는 게일의 여신 중 하나인 여정여왕 니아브와 같이 살다가 인간계로 나오지만 규칙을 어겨서 요정계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발드(보통 음유시인) 오시안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물론 설화 속의 오시안과 실제 소설 속에 나오는 오시안과는 좀 다릅니다. 켈트 설화 속에 나오는 발드를 주인공으로 삼아 작가 미쓰하라 유리만의 연작 단편 설화로 재탄생 시켰지요. 설정과 뼈대 정도만 가져다가 재창작 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소설 안에는 음악이 매우 중요한 소재이자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가령 1화 단편 목소리 없는 악사에서는 살해당하고 나서 구천에 떠도는 한 발드의 영혼을, 오시안과 그의 파트너 브란이 달래주려하는데 거기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음악입니다. 음악이 단서가 되고, 악기가 결정적 증거가 되어서 원혼의 정체를 밝히고 구제를 하게 되죠. 따라서 <은견>은 기본적으로 환상소설이긴 합니다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스터리 장치와 구조를 살짝 차용해다가 쓰고 있기에 넓은 의미로 미스터리라고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 책 표지에는 판타지 미스터리라고 당당하게 쓰여있긴 한데, 국내에서는 글쎄요 미스터리 쪽은 빠지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뭐 요즘은 개나 소나 미스터리 시대가 아니겠습니까? 뭐 원래 미쓰하라 유리는 본격적으로 미스터리에 뛰어들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초기작인 <열 여덟살 여름>(우리말 출간중)<시계를 잊고 숲으로 가자> <머나먼 약속> <최후의 소원> 등을 보자면 미스터리는 미스터리지만 일상적인 이야기과 감수성을 자극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나, 미스터리 동호회가 나오는 본격적인 내용일 듯 하지만 실제는 소녀만화 같은 분위기가 더 인상적인 것을 주로 내놓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온 것이 <은견>이다보니 뭐 그러려니 해야겠죠. 나중에는 아예 미스터리에서 탈피까지 했는데, 아마 작가는 일단은 대중에게 좀 받아들여질 만한 장치로서 미스터리를 도입했고, 나중에는 미스터리가 없더라도 자신이 생긴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제가 작가가 아니다 보니 그냥 상상할 뿐입니다.
 
이 책이 미스터리냐 아니냐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재밌나, 재미없나? 이게 더 중요하죠. <은견>일단은 재밌는 책입니다. 오시안과 브란이 영혼을 구제한다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 속에 사랑,증오,비밀,감동 등을 약간의 미스터리 플롯을 이용해서 잘 만든 면이 재밌다고 볼 수도 있긴 한데.......뭐랄까 생각보다 여운이 남지 않는 느낌이 좀 걸립니다. 아무래도 켈트 설화를 바탕으로 한 설정이기 때문에 일어난 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현대판 가수가 나와서 제령한다고 하면 이건 이것대로 코미디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겁니다. 그 점에 주목해서 읽는다면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은견>을 다 읽어도 오시안과 브란 콤비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후속편은 언제 나올지 기약도 없는 상태네요. (현지 정보에 어두워서 저만 모르는 것일지도모릅니다만;;)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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