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6일 화요일

실종~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 마이클 코넬리

2002년
2009년 우리말(랜덤하우스)

 이번에 소개할 마이클 코넬리의 <실종>은 한 편의 영화같은 소설입니다. 아니,작가의 다른 스릴러도 마찬가지로 무비 스타일이긴 한데, <실종>이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페이지수가 적습니다!! 겨우(?) 400 페이지 좀 넘습니다. (....) 게다가 도입부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나는 죽음을 담당한다로 시작하는 <시인>이 시같다면 <실종>의 잘못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시작되는 서두는 노래같죠. 어느쪽 도입부가 더 인상적이냐 하는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만큼 독자의 흥미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존재합니다.

 주인공 헨리는 과학자입니다. 연구가죠. 그런 그에게 잘못 걸려온 전화는 에스코트(사실상 매춘부) 릴리를 찾는 수 많은 남성들의 전화죠. 보통은 그냥 그런가보다 넘기거나 다시 전화번호를 바꾸어서 흐지부지 끝날일인데, 헨리는 어느덧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릴리는 어디로 간거지? 하고요. 헨리가 릴리의 행방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어릴적 가출했다가 살해당한 누나와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래서 헨리는 릴리의 행방을 좇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냉혹한 사실입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헨리는 과연 마지막에 어떻게 될까요? 아무튼 <실종>은 이렇게 작은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주변의 파문과 공명하다가 결국 호수 전체가 요동을 치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은 거시기였다는 미스터리의 원초적 문법을 맛깔나게 살린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과학자이긴 하지만, 쓸데없이 그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소설속 안으로 풍덩 뛰어들수 있습니다. 맥주병이라도 마이클 코넬리가 설치해준 구명조끼가 있어서 안심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실종>은 역시 마이클 코넬리라는 감상평이 나올 정도로 재밌는 작품입니다. 다작 작가이면서도 재밌는 작품을 꾸준하게 뽑아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일텐데 마이클 코넬리는 그게 가능한 작가죠. 설령 재미가 좀 없다고 해도 그건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이지 여전히 평범한 미스터리 보다는 항상 +1~2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봐야합니다. (뭐,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서 국내에도 꾸준하게 소개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리 보시 시리즈 전편이 다 우리말로 소개되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지만, 과연 제 바람이 실현될지는 모르겠네요.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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