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2일 월요일

잠자는 인형 - 제프리 디버

2007년
2010년 우리말(비채)

비채에서 발간중인 '모중석 스릴러 클럽' 시리즈 23번째로 나온 녀석이 이번에 소개할 제프리 디버의 특급 스릴러 <잠자는 인형>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해야할 얘기가 있습니다. <잠자는 인형>은 캐트린 댄스 시리즈 제 1 탄입니다만, 실제로는 그녀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다른 장편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링컨 라임 시리즈' 중 하나인 <콜드 문>인데, 여기에 캐트린 댄스가 거의 주인공에 가깝게 등장해서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어느 정도 였냐면 <콜드 문>에서 아맬리아 색스와 링컨 라임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캐트린 댄스(콜드 문에서는 캐서린 댄스)와 범인만 기억에 남았을 정도니까요. ㅋㅋ 디버 '옵'빠가 처음부터 그녀를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소개'차원에서 자신의 인기 시리즈에 교묘하게 던져놓은 덫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제프리 디버의 일련의 스릴러들을 쭉 읽어보면 '의도적'인 장치였을 거라는 생각에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하네요.

 어쨌거나 인기 캐릭터가 된 캐트린 댄스는 동작학과 심리학 전문가로 '거짓말 탐지기'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심문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잠자는 인형>의 첫 장은 '심문은 평범하게 시작됐다'라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일가 살해사건 신문기사도 있지만 이건 그냥 프롤로그에 가까와서 제외했습니다.) 그렇게 '다니엘 펠'이라는 또 한 명의 주인공과 캐트린 댄스는 첫 장면부터 대면하고 '심문'을 하는 장면으로 소설은 출발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탈옥은 그야말로 독자를 소설 속으로 꽉 잡아 붙들어매는 역할을 잘 수행하죠. 제프리 디버의 주특기는 이렇게 독자를 정신없이 휘두르는 '지배'에 있습니다. 디버의 창작 스타일은 플롯을 검토하고 검토한 후에 글 작성은 순식간에 끝내고 탈고를 꽤 거친다고 하죠. 상정할 수 있는 모든 독자의 반응을 미리 예상하고 거기에 맞추어, 독자의 허를 찌르는 플롯을 꾸미고 또 꾸미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잠자는 인형> 역시 복잡한 플롯을 보여줍니다. (물론 나중에 알고보면 일목요연합니다만)  사람의 약점을 파고들어 마음을 조종하는데 능수능란한 탈옥범 펠의 뒤를 쫓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 캐트린 댄스의 추격에만 독자의 시선이 묶이기 쉽다는 걸 이용한 디버의 플롯 뒤틀기는 역시 이번에도 건재합니다. 그 동안 디버가 보여줬던 반전의 패턴과는 비슷하지만 그 내용과 느낌은 좀 다르다는 설명으로 갈음합니다. 아무래도 링컨 라임 시리즈가 '패턴'이 고착화되는 단점이 있긴 한데 - 그럼에도 여전히 1급 스릴러라는 면이 놀랍습니다- <잠자는 인형>은 링컨 라임 시리즈에서 모자라거나 비판받는 부분을  보완하고자 내세운 신 시리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9년에 나왔다는 <노변의 십자가>도 기다리면 우리말로 나오겠죠? 역시 기대중입니다. 이러다 링컨 라임보다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여담)
 이 책에서 실망한 부분이 있다면 '잠자는 인형'의 비중입니다. 실제 소설 안에서 등장합니다만, 장면은 얼마 되지가 않더군요. 아아!! 열라 중요하게 나올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영화에서는 누가 '잠자는 인형' 역을 맡을지 궁금하군요. ㅋㅋ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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