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말 (시공사)
<옥문도> 이래로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도 어느덧 6번째 정식으로 소개됐는데,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우리말로 나올 수 있을거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옥문도>만 나와도 다행이다! 했다가 <팔묘촌>까지 나오다니!! 아아!! 하다가 <악마의 공놀이 노래> <이누가미 일족>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밤 산책>까지, 이러다가 요코미조 세이시 대표작들은 전부 우리말로 나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아무튼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이 나왔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밤 산책>은 논란을 부를만한 내용을 담은 추리소설입니다.
줄거리만 보면 '꼽추'가 등장하기 때문에 그래서 논란이 되는건가? 라고 생각하실 분은 거의 없겠지만 논란의 핵심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밤 산책>의 문제는 범인의 '정체'입니다. 이런 논란의 선구자격인 모 여사의 모 작품이 바로 떠오르는데, <밤 산책>은 바로 그 논란의 그물에서 바둥대는 물고기입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왜냐하면 그대로 갖다가 썼거든요.
오히려 안타까운 점은 실제 소설 안에서 쓰인 머리가 잘려나간 살인사건의 트릭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미스터리가 나왔을 법한데, 왜 거기다 그 트릭을 집어넣어서 오히려 요사스럽게 만들었는지 작가의 마음을 도저히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 <밤 산책>을 읽고 제가 느낀 핵심입니다.
재밌는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안타깝고 아쉽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뼈대가 되는 모 작품을 못 본 독자라면 <밤 산책>과 <팔묘촌>을 같이 놓고 읽는 편이 좋겠습니다. 두 소설은 1인칭 주인공 화자이자 긴다이치 고스케는 두 편 다 들러리(?) 같이 나오는 공통점도 있지만, 긴다이치 군의 활약상이 좀 다르거든요. <팔묘촌>의 긴다이치는 그 유명한 대사 '사실은 이미 범인은 알았걸랑요, 그런데....' 가 나옵니다만, <밤 산책>은 그런 어처구니 없는 긴다이치가 아니라 좀 더 활약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평점 3 / 10 (모 트릭이 아니었다면 6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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