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1일 화요일
뇌남II~흑막의 얼굴 - 슈도 우리오
2007년 고단샤 (상,하)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중 가장 많은 이견을 보인 작품을 하나 꼽자면 아마 <뇌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통 미스터리도 아니고, 의학 스릴러도 아닌 아무튼 란포상을 받기에는 좋은 의미로 '독특한' 소설이었는데, 7년만에 그 후속작이 나왔더군요. 제목도 단도직입적입니다, <뇌남II>라고. 분량은 상,하권 합쳐서 약 760 페이지 정도. 꽤 두꺼운 볼륨이죠.
무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타기'라는 도시입니다. 초반부는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와시야 마리코'가 나와서 역시 전작에서 스즈키 이치로를 쫓던 형사 '차야'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타기에서는 정신병력이 있던 사람들의 흉악범죄로 골머리를 앓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정신병 치료를 받고 일반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의사의 판단하에 퇴원하고 얼마 후 하나같이 '의문의 실종'을 했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실종됐던 정신병력을 갖고 있던 이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후 일명 '묻지마' 범죄를 저지릅니다.
마리코는 이런 사실을 깨닫고 차야에게 알려주고, 차야는 그걸 바탕으로 지금은 몰락한 정재계에서 유명한 사람을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차야가 찾아기전 그 거물(지금은 퇴물)은 머리가 잘린 채 살해당하죠. 그리고 그곳에서 '스즈키 이치로'의 혈흔이 나옵니다.
잠복수사 중이던 형사 두 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수법으로 범인은 역시 스즈키 이치로가 아닌가 싶지만, 형사 차야는 스즈키가 그런 짓을 저질렀을 거라는 사실은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리죠. 그리고 결국 단서를 찾습니다. 잠복중 차량에 설치해뒀던 감시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으로 말이죠. 범인은 여자. 에나멜 라이더 수츠를 입은 모델 같이 쫙 빠진 미녀. 한편 스즈키 이치로는 무슨 꿍꿍인지, 재단을 대신해서 미술관을 설립한다는 둥 하면서 은행가 등을 만나면서 여러 교섭을 벌입니다.
그리고 사건은 예상대로 아주 싱겁게 끝나버리고 상,하권은 허무하게 끝납니다. 정말 허무하게요. 하하..... 이 소설을 범인 찾기로 접근하면 완전 '아웃'입니다. 스리 아웃 체인지~에요. 분량이 많은 만큼 쓸데없는(분량 늘이기로 밖에 여겨지지않는) 묘사가 상당히 많고 (특히 초반부 사가에 에피소드) 실제 흑막의 정체는 너무나 싱거워서, 스즈키 이치로가 뭐를 노리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진행방식은 하드보일드인데, 싱겁기 그지 없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입니다.
제목의 부제를 직역하자면 '장기 명수의 얼굴' 정도가 되겠습니다. 소설을 읽고 나면 소설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직접적으로 손을 댄 범인이 있고, 그 범인을 조종한 흑막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흑막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흑막의 얼굴은 마지막에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되어서 나오는데, 그 부분은 좀 볼만했군요. 그리고 마지막 챕터를 보면 후속편이 또 나올 것 같은데, 그냥 여기서 끝내도 되는데, 라고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나온다면 찾아서 읽어보긴 하겠죠. 후속편이 나온다면 아무개와 아무개의 대립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은데, 구성력을 더 키워서 나온다면 좋겠군요.
아, 전편은 안 읽어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뇌남2>에서 전편 내용을 고스란히 다 까발려주더군요.
평점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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