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9일 토요일

화재와 밀실과 비남자 이야기 - 우라가 가즈히로



2005년 고단샤 노벨즈

본서는 전작 <마츠우라 준나의 평혼한 세계>의 후속편입니다. 전작에서 '기적의 소년'이었던 '야기 다케시'와 헤로인 '마츠우라 준나'에게 또 다시 괴사건이 속출합니다. 마을에는 연쇄방화사건이 일어나고(화재), 전작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이 불과 두 달 지난 시점에서 같은 학교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죠(밀실). 그리고 이 두사건의 접점은 중학교 1학년 이후로 계속 집안에만 틀어박힌 '은둔형 외톨이' 소년이 엮여있습니다. 소년의 특수능력(力)은 '비남자(雨男)'입니다. 이렇게 해서 본서의 제목은 소설 내용을 그대로 따서 나열해놓은 거라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짚고 넘어가야할 포인트는 '특수능력'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준나와 다케시에게는 특이한 힘이 있습니다. 물론 이 특이한 힘 때문에 미스터리가 무슨 공상과학 판타지물이 되거나 하지는 않으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특수한 힘을 이용은 하지만 딱히 미스터리를 방해하는 요소는 아니라 크게 문제시할 부분은 아닙니다.

기본 노선은 제목대로입니다만, 주인공도 그렇고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비 내리는 소년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집단 괴롭힘'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지겨울만도 한 소재인데도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매력적이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작가들이 너무 안일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전작을 읽은 분이라면 이미 이 책의 대략적인 분위기 - 특히 찌질대는 다케시 - 를 알기 때문에 크게 독서를 방해할 요소는 아닙니다만, 본서부터 손에 든 독자라면 약간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수록된 미스터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물론 진상을 전부 모를 때는 상당히 복잡해 보입니다만, 진실이란 콜롬버스의 달결과도 같죠. 그런 겁니다. 그런 단순한 진상을 좀 복잡하게 보이게 만들려고 작가의 이런 저런 트릭을 준비는 해놨습니다만, 깊이는 없습니다. 단지 마지막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깔끔함 보다는 여운을 더 중시했다고 볼 수 있겠죠.

표지도 그렇고, 삽화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라이트노벨 분위기 + 청춘 미스터리 내음을 물씬 풍기는 합니다만, 갈수록 그런 분위기는 없어진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일단 전 9 권으로 본 시리즈는 끝났습니다만, 솔직히 그냥 시리즈 1권만 읽어봐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적 매력과 미스터리 흡입력 둘 중의 하나라도 뛰어나다면 전 시리즈 추천하겠지만, 둘 다 그렇게 뛰어난 시리즈는 아니니까요.

여담) 마츠우라 준나 시리즈

1. 마츠우라 준나의 평온한 세계
2. 화재와 밀실과 비남자 이야기
3. 미스터리를 잘 쓰는 법 알려드립니다
4. 야기 다케시, 사상최대 사건
5. 사요나라 준나 그리고 불사 괴물
6. 세상에서 제일 추악한 아이
7. 타락한 천사와 금색 악마
8. 지구인류 최후의 사건
9. 태어날 아이들을 위하여 (完)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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