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슈에이샤
간자키 나오(直), 이름 그대로 곧고 순박한 여대생이다. 어느날 수수께끼의 소포를 받아 뜯어보는 나오. 그 안에는 '라이어 게임 사무국'이란 곳에서 보낸 '1억엔' 현금이 들어있었다. 소포를 뜯는 순간 게임 참가로 간주한다는 말에 나오는 불안에 휩싸인다. 게다가 30일 이후에 사무국에서 돈을 회수하러 오는데 - 지폐 일련번호를 조사한다고 한다 - 그때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현금을 잃어버린 만큼을 '빚'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30일 동안 참가에 동의한 상대방 게이머와 '어떤 수단'을 써서든 상대방의 돈을 뺏어오면 뺏어온 만큼 전부 자신의 돈이 된다는 내용에, 나오는 한층 불안에 휩싸인다. 친구나, 아버지, 변호사까지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상대방 게이머를 알리는 엽서가 도착한다. 그 게이머의 이름을 보는 순간 나오는 안도에 휩싸인다. 바로 그 사람은 나오의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이었다..............
100 엔 짜리 동전을 주어도 '파출소'에 갖고 가서 주인을 찾아달라는 여주인공(나오)을 보고 있으면, 사기가 난무 하는 세상에 참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설정이 있어야 주인공이 고난에 빠지고 거기서 헤쳐나오는 스토리가 이루어질테니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아무튼 예상대로 여주인공은 믿었던 선생한테 배신을 당하고 만다. 그리고 찾아가는 이는......희대의 천재 사기꾼으로 출소한지 얼마 안된 '아키야마 신이치'였다.
이렇게 첫 프롤로그를 끊은 만화는 제목 그대로의 만화였다.
라이어 게임.
거짓말 게임.
두 콤비가 사기당한 1억엔을 그대로, 아니 상대방의 1억엔까지 고스란히 수중에 넣는 것이 1권의 내용이다.
사기치기 사전 작업=심리적 압박이,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사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납득갈 정도로 개연성있다. 물론 마지막 엑기스에 대한 예상은 어지간한 독자라면 전부 예측가능하겠지만, 주인공이 행한 사전작업에 대한 모든 설명까지 할 수 없다면, 그건 그냥 찍기일 뿐이다. 예상한 거의 그대로 진행이 되는 걸 보면서 - 나도 쁘띠 사기꾼 기질이 있나? 라고 쓴웃음을 지어봤지만 - 어차피 만화는 만화일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림체와 내용이 잘 일치되는 많지 않은 만화다. 별다른 내용도 없이 흔해빠진 미소녀들이 나와서 붕가붕가(?) 하는 그런 만화 들은 물론 아예 논외다. 이와 비슷한 구성으로는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있다. 읽어본 분들도 있겠지만, 그림만 보고 바로 벽에다 집어 던졌을 분도 있을지 모른다. 후자의 독자라면 참으로 안타깝다. 독특한(?) 그림체만 극복하면 손에 땀을 쥐는 스릴 넘치는 '죽느냐 사느냐 가위바위보' 게임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아직 미독인 분들은 대여점에 가든지, 아는 사람에게 빌리든지, 초반 가위바위보 게임이 완결되는 곳까지만이라도 참고 보길 바란다.
소설 쪽에서는 어느날 깨어보니 밀실이고, 그 안에서는 추리게임이 벌어진다는 <극한추리 콜로세움>이 있다. 이쪽은 나중에 TV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 <라이어 게임>도 드라마화 되었다 - 설정의 재미에 비해 결말이 후줄근한 전형적 용두사미 식 게임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본서 <라이어 게임>의 경우, 일단 1권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흥분에 겨워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재밌는, 그런 만화는 아니지만 후속권이 신경쓰이는, 더 읽어보고 싶은 그런 만화다.
하지만 아직은 진행중인 만화다. 대략 10권 정도로 끝맺음을 잘 하면 좋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인기 있으면 연장에 연장이 되는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다보니 - 어른들의 사정이다 - 과연 결말까지 페이스를 잘 이끌어갈지, 아니면 잘 가가다 샛길로 빠져서 허우적 댈지 아직은 지켜두고 볼 일이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기대되는 만화 하나를 건진 느낌에 기분이 좋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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