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말(시공사)
결론부터 갑니다.
슈만 동인 소설입니다.
어릴 적에 피아노 레슨을 받던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피아노 솔로 곡이나, 피아노 소재인 것들만 보면 그저 기분이 좋습니다. (각인효과일지도 모르겠네요) <손가락 없는 환상곡>에서는 초반부터 슈만과 그가 작곡한 곡들, 그와 관련된 음악 이야기가 쉴새 없이 쏟아집니다.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한테는 너무 설명이 많아서 여기서 넉다운 되고 책표지를 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마구 터집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집어든 독자라면 슈만보다는 '미스터리'에 더 치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더 그런 결과가 예상되는데요, 사실 이 작품은 슈만과 피아노 그리고 음악을 기본 소재로 두고 거기에 스토리를 구상하면서 미스터리는 그저 부수적으로 딸려왔을 뿐입니다. 뭐 다 읽고 나면야 사건의 진상이나 전체 플롯 그 모든 것이 올곳이 '슈만'을 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반부 슈만전과 후반부 사건 파트 그리고 마지막 결말부의 연결이 썩 매끄럽지 않은 것이 흠인데 그것조차 슈만 만세!이 한 마디면 다 용서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녀석을 '동인소설'로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슈만 탄생 200주년에 맞추어서 날짜까지 엄선해서 발간했던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던 작품이지,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녀석은 아닙니다. 그냥 여기저기 일보내 미스터리 순위 리스트에 올라서 계약 맺고 출간됐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 읽고 나니까 원제목 <슈만의 손가락>이 더 잘 어울립니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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