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8일 화요일

외침과 기도 - 시자키 유

2010년 동경창원사
2011년 우리말(북홀릭)

5개 단편이 수록된 연작 단편집.

첫 단편부터 독특하다. 사막을 횡당하는 낙타와 상인. 그걸 취재하는 이방인이자 주인공.그리고 그 모래천지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두 번째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과거 실연당했던 스페인을 다시 찾은 나. 풍차와 그녀, 그리고 풍차와 전설. 여기에 친구들과의 여행. 척 하면 척이라고 온다 리쿠가 썼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그런  분위기와 꽤 잘 어울리는 내용이다. (결말쪽만 빼고) 세 번째는 무대가 러시아로 옮겨진다. 수녀원과 성인.두 가지 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결말. 마지막으로 표제작 중 하나인 네 번째 단편 외침과 다 섯번째 단편 기도가 뒤를 잇는다. 외침은 아마존 오지에서 벌어진 사건이고, 마지막은 앞선 단편을 보다듬는 역할을 기도와 재생으로 다루고 있다.

미스터리 관점에서만 보자면 세 번째 까지는 그냥 독특한 분위기의 미스터리 단편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 번째부터는 급반전한다. 동기의 특수성이 강조되는 재미보다는 깊이있게 파고드는 맛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수록된 세 편도 다시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동기라는 면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마지막 단편으로 이어진다.

미스터리에서 범행 동기는 어찌보면 참 뭐라 단정짓기 힘든, 매우 오묘한 구석이 많은 녀석이다. 그런 면에서 <외침과 기도>에서 나오는 동기는 일단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다(두 번째 단편은 제외하고) 아니, 사람에 따라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이방인'이자 '여행자'인 독자가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지 않을까?

이 연작 단편집을 단순히 쪼개서 미스터리로만 받아들여도 좋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보는 것도 독자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단언할 수 있겠다. 이 작가 나중에 뭔가 터트릴 것 같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평점 7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