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1일 금요일
6개 돈가스 2 - 소부 겐이치
2005년 고단샤 노블스
2008년 문고판
감히 이 녀석 속편이 나올 것이라고는 작가는 물론 편집부, 출판사 아니 가장 독자가 상상도 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 시리즈의 연속출판(후속편은 또 나왔으니까)야 말로 미스터리 중의 미스터리다.
어쨌든 제목은 속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냥 소부 겐이치 단편 모음집이다. 수록된 단편은 다해서 12편. 그룹a,b,c로 나누어놓고 있는데, 그룹a에 속한 3편이 전작 <여섯 개 돈가스>의 주인공과 탐정 콤비가 등장하는 내용이고, 그룹b는 도서추리 형식의 내용으로 마지막에는 항상 한 장의 그림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끝나는 김 빠지는 내용의 미스터리 단편이다. 마지막 그룹c는 a,b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내용을 한데 묶어놓았다.
해서 전작의 미칠 듯한 병신 같지만 멋있었던 미스터리를 기대했던 나에게 이번 단편집은 실망 그 자체였다. 초반 3편이 전편의 맥을 잇고는 있지만 많이 힘든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만 대충 읽고 던져버리고 평점 1 점 이러면 아무리 쓰레기라도 예의가 아니니까 꾹 참고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재활용불가 쓰레기가 재활용 휴지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러니까 '만족'했다는 말이다.
뭐 개인마다 만족이라고 써놓고 받아들이는 것은 다 다를테니까, 굳이 여기서 뭐시라 떠들 필요는 없을 테고, 일단 그룹b부터 얘기한다. 정말 허무개그 수준의 내용인데, 이게 묘한 중독성을 띈다. 그룹c에서는 썰렁한 미스터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내용인데, 특히 마지막에 수록된 '네가 선물한 멜로디'는 너무나 평범(!!)해서 어안이 벙벙했던 작품이다. 아니 소부 겐이치가 이렇게 정상적인(!!) 단편을 쓰다니!! 이거야 말로 미스터리!! 그런 것이다. 이런 게 바로 뇌출혈 일으키는 반전 아니겠는가? ㅋㅋ 참고로 내용은 오츠이치의 '너에게 밖에 들리지 않아'와 비슷한데 글빨 때문에 오츠이치 쪽이 훨씬 유려해 보인다. 소부 겐이치의 단점은 바로 엉성한 문체. 뭐 허무개그와 엉성한 문체 때문에 오히려 잘 어울리는 부분도 있지만 '평범하고 정상적인 내용'의 단편에서는 그것이 단점이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수록된 보너스 트랙에서 작가 본연의 병맛을 보여주기에 내심 다행(?)이다. 작가의 다른 책도 계속 보고 싶어졌다.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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